기획재정부 장관 내정과 정책제시 난항
대기업 연말 인사 연기, 신입사원 채용도 주춤
지역경제 “송년회 없는 뒤숭숭한 연말” 한숨
어수선한 12월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이다.
매년 경제가 어려웠다지만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할 수 있는 ‘경제동력’을 상실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공무원 조직은 올스톱 됐다.
정책과 관련된 사업을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기획재정부부터 전력을 쏟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임종룡 신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한 달 전 내정됐지만, 대통령 거취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기약할 수 없다. 또 기재부 차관마저도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돼 기재부에는 현재 실질적인 기둥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 상태에서 내년 경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는 노릇. 각종 정책이 최순실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되는 만큼 기재부의 경제정책 방향 제시는 난항이 예고된다.
경제 악화는 대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연말 인사를 미뤘다. 국내 대기업 대다수가 최순실 게이트와 의혹이 있기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에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청년실업과 연계되기 때문에 청년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뒤숭숭한 연말 분위기 탓에 송년회도 사라지는 추세다.
많은 시민들이 회식보다는 촛불집회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연말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 9월 부정청탁금지법으로 한차례 불황을 겪었던 상인들의 악재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서구 둔산동의 한정식집 대표는 “요즘 점심저녁으로 식당이 썰렁하다. 부정청탁금지법보다 최순실 사태가 업계에는 더욱 악재가 됐다. 연말 회식을 잡는 기업이나 단체도 현저하게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불황에는 값싼 소주가 잘 팔린다’는 속설은 올해도 적중했다. 10월말부터 11월 내내 소주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소득도 청년실업률도 최악”이라며 “경제만큼은 정상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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