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융·복합 시대의 가상현실 스포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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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융·복합 시대의 가상현실 스포츠 교육

  • 승인 2016-12-04 11:20
  • 신문게재 2016-12-05 22면
  • 김명규 ETRI 스포테인먼트연구실 책임연구원김명규 ETRI 스포테인먼트연구실 책임연구원
▲ 김명규 ETRI 스포테인먼트연구실 책임연구원
▲ 김명규 ETRI 스포테인먼트연구실 책임연구원
필자가 처음 본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영화는 1990년 '토탈 리콜'로 홀로그램 코치의 지도로 테니스 연습을 하는 장면 등의 VR 기술이 등장한다. 이후 1993년 영화 '데몰리션 맨'에서는 HMD(Head-Mounted Display) 장치를 착용한 남녀 주인공의 사이버 연애 장면이 나와, 안경형 가상현실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현재 안경형 VR기술과 스크린 골프와 같은 대화면형 가상현실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의 가상현실은 홀로그램 입체영상,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 영상이 결합하고 증강된(Augmented) 시각 정보와 소리, 촉감 등의 오감을 모두 경험하는, 현실과 구별이 어려운 초실감 환경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는 가상현실 기술은 스포츠 분야 등과도 융합해 스포츠 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이다.

스키점프의 매력을 보여준 2009년 영화 '국가대표'는 관객에게 마치 선수가 돼 창공으로 날아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는데, 영화 속이 아니라 실제 장소에서 가상 현실기술로 스키점프를 체험할 수 있는 명소가 있다. 바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로, 방문객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스키점프대 최고점에 서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까마득한 비탈길을 마주하게 된다. KT는 일반인을 위해 HMD를 착용하고 1인칭 시점으로 실제 선수가 돼 경기에 참가한 듯한 느낌을 주는 '안경형 VR 스키점프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ETRI는 탑승자에게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장치와 HMD로 1인칭 몰입형 시각 체험이 가능한 'VR 패러글라이딩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는 입체적 바람과 음향 체험, 상승 및 하강 기류 체험도 가능케 한다.

안경형 VR기술은 스키점프와 패러글라이딩 같이 평소 해보기 어려운 종목의 스포츠를 간접 체험해보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운동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운동까지 가능한 안경형 가상현실로는 VR 러닝머신이 있으며, 기술 습득이나 체력 단련까지 지원하는 가상현실 스포츠로 대표적인 것은 대화면형 VR 기술기반의 스크린골프가 있다. 이는 멀리 필드까지 가지 않아도 돼, 실제보다 짧은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운동과 골프 기술 습득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실제 야구장과 유사한 스크린야구도 확산되고 있다.

ETRI는 가상현실 스포츠의 운동 효과를 높이는 한편, 최근 환경오염과 시설 부족으로 체육 활동의 참여율 저조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축구 VR 스포츠 교실'을 개발했다. 이는 대화면형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영상 인식 기술, VR스포츠 플랫폼 기술과 VR스포츠 콘텐츠 제작 기술, 기초운동용 VR 콘텐츠와 축구용 VR스포츠 콘텐츠, 융합교육용 에듀 스포츠 콘텐츠 등이 들어갔다. ETRI는 '축구 VR 스포츠 교실'을 6월부터 서울 옥수초등학교에서 체육과 타 교과목 수업에 활용해 교육 효과를 연구 중인데,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서울시교육청과 향후 3년간 공동으로 추진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VR스포츠 교실 플랫폼 및 콘텐츠'를 확산할 예정이다.

필자는 VR스포츠 교실 개발을 진행하면서 체육과 교육 분야 전문가들의 많은 조언을 접했다. 두 분야 전문가 모두 디지털 콘텐츠 기술이 단순 게임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란다. 체육 전문가들은 체력 단련이나 운동 기술 습득이라는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가,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 건강과 학교수업연계라는 교육적 가치가 증대되기를 바란다. 융·복합 시대를 살아가는 이공계 연구자로서 협업을 통해 체육, 교육 같은 타 분야의 보편적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콘텐츠 기술 개발 과학자의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김명규 ETRI 스포테인먼트연구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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