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구 그것 말어. 고것은 서울 강남땅 부자들이나 갖는 것이여. 우리 같은 서민은 그림에 떡이여 떡.”
위 대화는 시내버스를 탄 할머니 둘이 주고 받은 대화이다. 한때 명품이 유행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 이후 한동안 잠잠한가 싶었는데 근래 국정을 농단한 한 여인에 의하여 명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여자들이 많이 모이는 미장원이나 시장가에서는 온통 명품(名品)이 화두(話頭)에 휩쌓여 있다. 그야말로 목하 ‘명품 춘추전국시대’를 맞는 느낌이다. 평소 명품만을 찾던 호사가들은 생활도, 장신구도 명품이요, 매사 움직이는 모든 것이 명품으로 덧씌워 명품화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다보니 호사가들의 명품론에 편승 매사가 명품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의 명품은 물론 생각과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명품을 앞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 명품의 키워드 = 명인에 의한 손 작업의 희귀한 작품
도대체 오늘날의 키워드(Key word) 명품(名品)의 어원을 무엇일까 …? 국립국어원 신어(新語)사전에 보면 명품의 뜻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을 말한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명품이란 말은 당초 국어사전에 표기되어 있는 수사학적 명사(名辭)가 아니라 근래에 태어난 신어(新語)이다.
명품에 대한 진정한 의미는 이렇다. 명인(名人)들의 손 작업에 의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우 희귀할 뿐 아니라 내구성이 뛰어나고 기능이나 디자인이매우 훌륭한 작품을 말한다.
본디 명품은 ‘진품 명품’ TV 프로그램에 소개될 정도로 값진 것이지 고급 브랜드의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통념적은 명품의 의미는 고급품(premium product), 사치품(luxury goods)의 뜻으로 통용 고급 브랜드로 굳어지며 해외 고가 브랜드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명품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구비해야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최은수’는 ‘명품도시의 탄생’에서 명품의 조건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 명품은 명성+ 품질+ 전통성+희소성+고가품 등이 어울어져야
첫 번째로 우선 기본적인 명성(famous)이 있어야 한다. 이름난 물건이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에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품질(quality)이다. 제품속에 장인정신(craftsman spirit)이 투영되어야 한다. 세 번째, 상품 소비자들로부터 오랫동안 그 명성에 충분한 검증을 받은 오랜 전통성(honored tradition)을 있어야 한다. 넷째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희소성(scarcity)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품질이 우수하고 전통성을 가진 훌륭한 상품이라도 공급이 풍부해져 누구라도 소장할 수 있다면 그 상품은 이미 명품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가(high price)이어야 한다.
요컨대 명품의 정의는 이렇다.
“명품에 깃든 장인의 영혼을 이해하고 거기에 자신의 영혼을 덧붙일 때 비로소 명품이다.”
“오, 명품(名品)이여. 그대는 왜 이 땅에 착륙하여 온 국민을 명품 속으로 끌어들이는고오? 이러려고 우리가 명품만을 찾았던가. 자괴감이 드네?”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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