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국회·청와대 출장 비효율 예상됐던 일, 해결책 필요
세종시가 출범한 지 4년여가 흘렀다.
세종시는 지난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신행정수도 건설을 내걸면서 비롯됐다.
2004년 헌법재판소가 ‘수도 서울은 관습헌법’이라고 위헌결정을 내린 뒤 지난 2010년 12월 세종시 설치법이 공포될 때까지 법안의 명칭만도 3번이나 바뀌는 등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수도권 과밀화의 해소와 국토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에 따라 대한민국 두번째 특별자치시 세종시가 지난 2012년 출범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족 기능의 확충과 함께 청와대 제2 집무실 및 국회 분원의 이전 등이 뒤따라야 본 취지를 충족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본보는 ‘신천식의 이슈토론’을 통해 행복도시 세종의 완성이 가지는 의미를 짚어보고,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등 ‘행복도시! 미래를 여는 대한민국의 꿈’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대담을 마련했다.
전문가 대담은 30일 오후 4시 10분 영상스튜디오에서 행복도시 추진 원년멤버였던 김안제 전 신행정수도추진위원장과 최병선 전 국토연구원장, 황희연 세종시 지역총괄계획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50분 가량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 행정복합도시의 당초 취지와 명분은 무엇이었는가.
▲김안제= 당초 참여정부에서 발의됐던 계획의 이름은 신행정수도였다. 77년도에 고 박정희 대통령이 제안을 했던 임시 행정수도.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나서는 신행정수도라는 명칭으로 추진됐다. 양자가 (추진했던) 그 당초의 목표는 동일하다.
다만, 참여정부가 2003년부터 시작한 신행정수도는 가장 큰 목표로 균형발전에 뒀다. 당시 서울이 전체 인구의 22%를 능가하고, 인천·수도권이 40%를 넘어섰다. 그 상태로는 수도권도 문제가 많고, 지방은 과소에 따른 비능률이 걱정됐다.
여러 방법이 쓰였지만 백약이 무효였고, 거의 최종적 방안으로 추진한 것이 수도가 옮기는 것, 행정수도를 옮겨서 국토균형발전을 꾀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안보에 무게를 뒀다면, 신행정수도는 안보는 두번째고, 국토 균형발전에 더 역점을 뒀다.
▲최병선= 균형발전은 모든 정부가 주장했고, 다양한 시책에도 잘 안됐다. 안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는 최고결정권자의 의지, 열정이 아닌가 싶다. (반면) 참여정부는 3대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로 꼽아 의지를 보였다. 그것을 하려고 하니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는데 신행정수도, 그 후에는 행복도시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 문제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었고, 수도권 입장에서는 기득권이 없어지기에 강력 대응했다. 그러다보니 헌법 소원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렸다. 위헌 판정이 나서 대안을 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판정에 맞는 대안을 찾다보니 반쪽자리 행정수도인 행정복합도시가 이뤄졌다. 부처 중에서 치안과 외교·안보 관련은 청와대에 가까이 있어야하니 서울에 남겨두고, 나머지는 행정수도로 옮기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 당초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
▲최병선= 국가적 대사인 만큼, 추진과정에서 크고 작은 걸림돌이 있기 마련이다. MB 정부때는 더 크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가 행복도시 성격을 바꾸는 시도를 하지 않았나. 여기에 이산가족이라던지 생활불편, 불균형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앞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걸림돌에도 잘 헤쳐나갈 수 있느냐는 것으로 시간적인 지체는 있었지만, (지금 껏) 걸림돌을 잘 헤쳐왔다. 뒤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큰 틀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황희연= 기본적으로는 순조롭게 가고 있다. 다만,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 9부 2청 2처 가운데 대부분이 왔는데,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내려오기로 했다가 없어지면서 생긴 미래창조과학부가 법적으로 내려와야하지만,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 세워지지 않고 있다. 또 국회와 청와대가 서울에 있으면서 행정의 비효율을 그대로 안고 갈 것이냐는 문제도 있다.
국토계획에서 행복도시에 지난해 기준으로 15만명 있어야하는데, 통계를 확인하니 12만명으로 3만명 정도 적지만 수정안 때문에 늦어진 문제로 큰 흐름상으로는 잘 가고 있다.
- 최근 발표된 대한국토ㆍ도시계획학회의 행복도시 1단계 평가보고서에서 범국민적 정책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병선= 목표했던 50만 가운데 10만명 정도가 드러온 셈인데, 기반시설은 계획보다 절반 정도로 현재는 초입단계로 봐야한다. 행복도시가 가야할 길은 멀다. 지금 막 시작한 거대 프로젝트를 두고 얼마나 많은 효과가 낫느냐고 조급하게 나갈 필요는 없다. 10년, 15년 뒤에야 이런 것을 정확히 판달할 수 있을 것이다.
-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서울 출장으로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 등 비효율의 극치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데, 예상됐던 것이 아닌가.
▲김안제= 예상됐다. 그래서 원안에서는 청와대와 국회가 내려오기로 돼 있었다. 이행됐다면 그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오래가면 안된다. 국회나 청와대 일부가 오던, 회의하던 방식을 고치던, 국회의 심의와 대통령 결제를 상당히 축소하는 행정적 개혁을 이뤄가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황희연= 과장급 관료들이 5일 중에 이틀 이상을 서울로 출장간다. 그 중에 절반이 국회고, 그 나머지 절반은 청와대다. 어떤 형태로든 이 문제는 해결될 필요가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위헌 판결에 따라 행복도시로 진행될 때, 국회와 법원 책임자가 지금은 못가지만 언제가는 갈 수 있으니 부지는 확보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
- 수도권 인구의 분산보다는 인근 지자체의 인구가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황희연= 행복도시 1단계 평가보고서에서 세종시 유입 가운데 27%가 수도권이고 충청권이 57%로, 60% 가까이가 충청권에서 유입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충청권에서 이주한 사람은 아파트와 교육 등 생활 환경 등에 따른 것이지 일자리를 찾아온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서비스업과 산ㆍ학ㆍ연 클러스터 조성, 대학 유치 등이 이뤄지면 일자리가 생겨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많이 올 것이다. 신도시 개발 사업하다보면 초기 단게에서는 주변에서 많이 들어오지만 도시가 성숙되면 영향력 확대로 주변 지역에 새로운 기능이 들어가게 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