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총장 귀국후 행보, 시ㆍ도지사 사퇴 등 잠룡 유불리 직결
여야 국회내 대선일정 조율 진통 예고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의 판단에 맡기면서 조기대선이 불가피한 가운데 여야가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박 대통령이 속한 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대선이 몇 달 당겨진다고 해도 여권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반면 야권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탄핵 역풍,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행보, 후보간 연대 등 대선까지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대선일정 변동은 곧 여야 잠룡들의 유불리로 연결될 수 있어 국회내에서 이를 조율하는 데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박 대통령 제3차 대국민 담화에서 제시한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탄핵보다는 ‘명예퇴진’을 할 수 있도록 국회에 요청한 것으로 요약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통령 사퇴시기를 내년 4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이 주축인 비상시국위원회도 이날 오전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스스로 사퇴 시한을 내년 4월말로 제시하도록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말 전 국회의장과 총리 등 정치권 원로들이 “대통령이 내년 4월까지 물러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대로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물러날 경우 60일 뒤인 6월 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야당 방침대로 탄핵으로 가도 조기대선은 마찬가지다.
다음 달 2일 또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대통령 직무는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마칠 때까지 최장 180일간 정지된다. 헌재가 이를 인용하면 60일 뒤 대통령선거를 치른다. 이 과정을 따라도 내년 8월말까지는 대선이 치러진다.
국회의 합의 내용에 따라 시기만 달라질 뿐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선이 앞당겨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대선을 언제 치르느냐에 따라 여야 대선주자들의 유·불리가 엇갈린다는 것이다.
내년 1월 귀국예정인 반 총장에겐 앞당겨지는 대선일정은 부담이다.
아직 여당행과 야당행을 결정하지 않은 이른바 ‘조직’이 없는 상태에서 귀국 이후 정치행보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대선 시기의 변화에 따라 현직 사퇴시기를 다시 잡아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지난달 말부터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지지도가 새누리당을 앞서고 있다 해도 조기 대선까지 아직 6~8개월이 남아 있는 만큼 갖가지 변수 탓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보수적인 헌재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처럼 여론이 한순간에 뒤바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향후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거나 새누리당 분당, 야권 후보간 연대 등이 이뤄질 경우 현재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대선판이 흘러갈 수도 있다.
야권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구상한 퇴진 로드맵이나 야당과 여당 비주류가 생각하는 탄핵구상이나 어느 쪽으로 진행돼도 조기대선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대선일정이 변하면 여야 잠룡별로 유불 리가 달라질 수 있어 일정조율까지 국회 내에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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