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 분수령 될 듯...분당 ‘초읽기’ 관측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초안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부 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탄핵 로드맵’을 둘러싸고 친박-비박계간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분당이 ‘초읽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코앞에 닥친 탄핵소추안 의결시점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비주류 내에서도 야당이 주도하는 탄핵안에 무조건 동참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당대표 등 주류 측은 검찰수사와 특검 결과 등을 지켜본 뒤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명백해질 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주류 측은 탄핵소추안 의결을 지금의 국정 혼란을 풀어갈 첫 걸음으로 인식하면서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친박계와 비박계 간 힘겨루기 양상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비주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개헌과 관련된 탄핵 연계문제가 쟁점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가 성급히 탄핵안만 통과시킬 경우 개헌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며 “탄핵과 개헌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나 하태경 의원처럼 “지금은 탄핵에 집중할 때”라며 개헌 논의에 대해 부적절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주류 내에선 야당이 주도하는 탄핵 강공책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
최근 비상시국위원회 내부에서 야당의 탄핵 추진 과정에 우려와 불만을 표한 의원들의 목소리가 거셌던 것으로 알려진 것이 이를 반증한다.
모 비주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최근 김무성 전 대표와 새누리당을 ‘부역자’라 표현한 것과 관련 야당이 정말 탄핵을 원하는 건지 그저 이 국면을 대선 전초전으로 여기는 게 아닌지 성토가 많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우리도 조목조목 반박하고 의사표시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전했다.
야당이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넘어서는 탄핵안 발의를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다른 비주류 의원은 ”현재 검찰이 거론하지 않는 혐의까지 탄핵 사유로 넣어 사유가 많아지면 헌법재판소의 심리 기간도 길어지고 시비 여지도 많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탈당시점에 대해서도 비주류에서는 이견이 많다.
전날 비상시국위의에 참석한 모 의원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빨리 안 나오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는 반발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주 지켜봐야 할 상황이 많은 만큼 아직 비주류 의원 사이에 본격적 탈당 논의는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9일 탄핵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는 민감한 의제를 놓고 의원총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새누리당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과 개헌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지와 비주류가 언제 탈당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 새누리당 내에서 탄핵발(發) 파열음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며 “분당위기 새누리당 ‘탄핵 로드맵’ 놓고 분열이 심화되는 가운데 의총에서 격론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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