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공연예술가로서의 관객과 소통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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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공연예술가로서의 관객과 소통의 자세

  • 승인 2016-11-28 11:17
  • 신문게재 2016-11-29 23면
  • 유혜리 유혜리세종무용단 대표유혜리 유혜리세종무용단 대표
▲ 유혜리 유혜리세종무용단 대표
▲ 유혜리 유혜리세종무용단 대표
음악과 무용 또는 연극이 되었든 공연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오랜 기간 꾸준히 예술을 익히고 각고의 노력으로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오르듯 완성하는 배움의 연속이다.

그러한 시간을 거쳐 프로패셔널한 공연예술의 세상으로 발을 딛게 되면 그 공연예술가는 그동안 자기 자신이 습득한 모든 기술과 재능을 총 동원하여 그 공연에 미친 듯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것이 전부이고 최선이라 생각한다.

즉, 한정된 공연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요량으로 더 많고 더 복잡한 기술들을 현란하게 결합시켜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것이 예술이다'라는 정의를 관객에게 주입하고자 한다. 그러한 공연들을 반복하다 보면 자기 자신의 공연이 너무 정신없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가 찾아오고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여러 가지의 기교를 섞기 시작한다. 예를 한 가지 들자면 '여백의 미' 즉 가수나 무용수가 고난도의 퍼포먼스를 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을 멈추고 잠시 시간을 두어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이는 기교 등 공연예술가는 이것이 이전의 것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표현의 완성도 또한 더 높다고 생각한다.

과연 이러한 기교들이 전체적인 공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까? 아니면 혹시 공연예술가 자신들이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본인들만의 세계에 빠져 공연을 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과연 좋은 공연이란 무엇인가? 좋은 공연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관객이다. 관객이 공감하지 못하고 그 공연이 가진 뜻을 많은 관객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소수만 이해한다면 그냥 단순한 볼거리에 지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관객과의 소통은 무엇인가? 소통의 정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만약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이는 소통이 아니다. 그냥 각자 떠드는것에 지나지 않는다.

소통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감이다. 공감이 이뤄져야 비로소 소통이 된다. 앞서 얘기한 관객이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예술공연은 절대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무성영화 시대의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1889~1977)을 보자. 그는 영화를 감독하고, 각본을 쓰고 연기를 하며 음악까지 맡았다. 천재적인 예술가다. 그의 공연은 비애감이 결합되어 있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주를 이룬다. 그의 연기와 음악은 관객들을 울렸다 웃겼다 한다. 그의 관객들은 감동한다. 관객이 그의 연기와 공감하고 소통되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공연 예술가들이 그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이 있다. 그의 새로운 시도이다. 아마도 사회풍자적인 공연의 구성과 비애감이 젖어있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시도는 아마 세계 최초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세계 최초로 관객들과 소통된 새로운 시도이었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연예술가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자신이 배우고 평생 닦은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며 이를 토대로 새로운 창조를 해야만 하는 것이 숙명이다. 성공하는 예술공연은 관객이 머릿속에 감동의 이미지를 심고 그 감동을 계속 기억하고 소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예술가들이 관객에게 건네는 제안방식은 특별하고 이전의 것들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 현 시대의 예술가들이 짊어져야할 과제인 것 같다.

공연의 감동과 관객들의 공감만이 소통이 아니다. 더불어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은 공연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 또한 중요한 관객과의 소통이다.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관객이 모른다면 무슨 소용인가?

관객의 요구와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연구하는 공연예술가만이 진정하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는 것 아닌지 감히 생각해 본다.

유혜리 유혜리세종무용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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