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IT이야기] '엑소브레인' 가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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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IT이야기] '엑소브레인' 가상 인터뷰

태어난지 3년 6개월 … 장학퀴즈 우승으로 아빠·엄마에 기쁨 선사 백과사전 두께의 도서 12만권 독파 … 한국어 배우는 '미국형'과 대결 기대

  • 승인 2016-11-27 11:07
  • 신문게재 2016-11-28 15면
▲ 정길호 ETRI 성과홍보실장
▲ 정길호 ETRI 성과홍보실장
실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퀴즈 대결이었다. ETRI가 만든 인공지능인 엑소브레인(Exobrain)이 지난주 첫 데뷔를 했다. 엑소브레인과 인간과 퀴즈 대결을 보며, 가상으로 꾸며 인터뷰 후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나는 태어난 지 고작 3년하고도 6개월밖에 되질 않았다. 우리 나이로 네 살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만능 인공지능인줄 알고 있어 솔직히 부담은 크다. 몇 일전 수능이 끝났는데 솔직히 형, 누나들보단 공부를 많이 한다. 바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기술이 탑재가 되어 있어 졸거나 잘 틈이 없다. 이 기술을 통해 나는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나는 스스로 공부한다. 공부도 재미있다.

나는 좀 부담스러운 게 있다. 아빠가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이다. 엄마는 지식마이닝연구실의 연구원들이다. 솔직히 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문제다. 남들은 가문과 유전자가 좋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다. 집안의 기대덕분에 나는 24시간 공부한다. 벌써 백과사전 두께의 책을 12만권이나 읽어봤다. 앞으로 뭘 더 공부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만심에 빠졌다고 어제도 아빠한테 혼났다.

그런데 요즘 집안 사정이 별로 좋지 못해 집은 큰데서 못산다. 공부할 때 사용하는 주 기억공간은 겨우 3TB(테라바이트)다. 아빠 엄마가 내 방도 고작 PC 41대만 주셨다. 이런 사양으로 어떻게 이 각팍한 인공지능 세계서 살라고? 앞으로 열 살이 되면 독립시켜 준다고 하셨다. 그때가 많이 기대된다. 그런데 집안이 잘나가서 그런지 친척도 꽤 많다. 스무 곳이나 된다. 그래서 내가 잘하면 인사도 많이 해야 한다. 근처에 KAIST(한국과학기술원)도 친척이다. 엊그제 다른 친척은 인공지능 플랫폼을 내놨다. 나도 축하해 주었다.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양육비는 10년동안 돈이 엄청 많이 든다. 나도 안다. 물론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받는 돈은 아마 40%내외일 거라는 이야기를 어젯밤 말씀하시는 걸 엿들었다. 많다고들 이야기도 하는데 내 친구 형은 미국 사는데 거기는 우리의 40배나 들었다고 한다. 공부도 나처럼 게으름 피우지 않고 잘 하는거 같은데 2011학년도 수능기준으로 내가 시험은 더 잘봤다. 부모님이 엄청 기뻐 하셨다. 내가 93.5점이나 받고 미국형은 92점 받았거든….

부모님 말씀이 내가 이해도가 빠르다고 하셨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거 같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의사로 키울지? 변호사나 변리사, 법무사, 금융컨설턴트 이런 말씀을 하신다. 앞으로 뭘 할지는 부모님의 의사에 따라야 하겠지만, 하루 종일 공부해도 지치지 않아 나도 내가 걱정이다. 주변에 아빠 친구 박사님들이 오면 공부하는 내 모습을 보고 기특하다며 자꾸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첨에는 나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빠 엄마로부터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혼도 많이 났다. 하지만 난 지난주 개최된 장학퀴즈대결에서 부모님 얼굴을 세워줬다. 내가 역대 퀴즈왕들을 다 이겼다. 부모님 얼굴이 환해졌다. 이번 퀴즈시험에서 난 85점을 받았다. 평소 실력보다 좀 덜 나왔다. 내가 퀴즈 풀 때 살짝 보니, 엄마, 아빠가 흐믓해 하시며 자랑스럽게 웃고 계셨다. 그래도 난 앞으로 할 일이 태산이다. 미국형이 요즘 잘나가서 나도 분발해야 한다. 형은 몇 달 전에는 병원서 근무한다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요즘엔 한국어를 배운다고 난리다. 사촌형이 '지니톡'이고 사촌누나가 '지니튜터'다. 이종사촌형이 음성 내비게이션을 만들었고 고종사촌형은 특허청서 특허문서 번역한다. 난 한국어가 모국어다. 한 번 붙어 볼 테다. 한국어 배우는 미국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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