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하루빨리 처벌의 수순을 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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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하루빨리 처벌의 수순을 밟자

이완순 소설가

  • 승인 2016-11-25 00:01
  • 이완순 소설가이완순 소설가

해외여행을 무척 좋아하는데 대한민국의 국격이 너무 추락해서 이제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유럽여행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심하고 너무 부끄러워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다. 100만 촛불집회와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검찰조사를 받게 된 박 대통령에 대한 외신들의 보도가 전쟁에 가까울 만큼 뜨겁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시대와 너무 동떨어진 사태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전혀 없다.

영국 BBC방송이 12일 촛불집회의 청와대 10초간 함성을 박 대통령이 벗어날 수 없는 함성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공영방송은 “샤머니즘적 사이비종교가 연관된 스캔들이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스캔들이 “수천만 달러의 돈과 국정개입혐의뿐만 아니라 ‘샤머니즘 예언자’ 승마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했고, 일본 지지통신은 “한국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사임이나 탄핵될 경우 대일외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짙은 우려를 표명했다.

심지어 워싱턴포스트(WP)는 고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는 과거 주한미국대사관의 본국 보고사실을 거론하며 “비선실세와 부정이득 등이 포함된 드라마틱한 스캔들이 박 대통령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했다. 신화통신, 환구망, 인민망 등 중국의 언론들도 경쟁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검찰의 압수수색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국가공권력을 남용해 사적이익을 추구한 박 대통령은 아직도 사태의 위중함을 통감하지 못하고 임기를 끝까지 지키겠다며 돌이질을 해댄다. 검찰의 중간수사발표에 즉각 반발해 환상의집, 사상누각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자신을 탄핵하라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 탄핵절차에 기대 시간을 벌겠다는 꼼수이다.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최순실을 “최선생님”으로 호칭한 문자를 찾아냈으며, “최 선생님에게 컨펌(confirm, 확인)한 것이냐” 묻고, 때로는 “빨리 확인을 받으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밝혀졌다며 이 같은 문자메시지들이 박 대통령이 연설문이나 정부 인사를 비롯한 기밀자료 등을 최씨에게 유출하도록 지시한 증거로 보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선임한 유영하 변호사의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말은 무책임하고 너무 파렴치하다. 박 대통령은 여성이기 이전에 오천만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대통령이고, ‘세월호 7시간 의혹’에 결부시켜 생각하니 우연히 꺼낸 것이 아니라 뭔가 숨기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사고 당일 오전 10시 30분 해양경찰청장에게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한 후 오후 2시 57분까지 4시간 27분 동안 별다른 지시 없이 보고만 받았고, 청와대 홈페이지 “오보괴담 바로잡기, 이것이 팩트입니다.” 코너를 통한 해명자료도 해양경찰청과 안전행정부의 자료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최순실 자매를 이용한 대리처방뿐만 아니라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의원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 공동정범으로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자발적 퇴진은 없다고 고집피우는 박 대통령이나 대선의 이, 불리를 따지며 주춤거리는 대선주자들이나 모두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똘똘 뭉쳐 투쟁해도 부족한 때에 어느 것이 자파에 이익인가를 두고 서로 헛발질을 해대는 꼬락서니를 보면 분노를 넘어 파국이 코앞이구나 하는 참담함이 느껴진다.

중국에서 가장 장수한 국가인 漢(한)나라도 영제 때 비선실세인 열 명의 환관, 십상시의 농단으로 멸망했다. 황제를 주색에 빠지게 하여 통치능력을 상실케 하고 자신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횡포를 자행하다가 결국 폭정을 견디지 못한 백성들의 반란으로 500년 제국이 무너졌다.

전 국민의 단결된 행동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을 향한 분노와 비난을 넘어서서 근본적인 정치 시스템 개혁에 집중해야한다. 이렇게 머뭇거리다가는 4.19를 말아먹은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 10.26사태이후 반짝 했던 민주주의의 봄을 일시에 무너트린 전두환의 군사 쿠데타 등 반민주주의 역사가 되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회오리와 최순실 특검에 휘말려 대한민국이 IMF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무능한 박근혜정부의 강제퇴출이 시급하다.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최대 45% 관세를 매기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한국에 전가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채동욱 전 검찰청장이 “특검제의 오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니 하루빨리 그분에게 특검을 맡겨 속히 진실이 밝혀지고 시원하게 정리됐으면 좋겠다.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나라의 안위와 후손의 삶이 걱정된다면 국민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파의 처벌을 위해 앞뒤 가리지 말고 나서야한다.

이완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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