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도 예타 결과 놓고 대화하기로
대전시가 이달 말 보건복지부에 대전의료원 건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
오는 30일까지가 공모 마감인 기획재정부의 내년 예타 조사 선정에 반영하기 위한 절차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복지부의 승인을 얻어 의료원 건립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복지부가 시의 예타 조사 신청을 받는다는 것은 대전의료원 건립을 승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대전의료원은 동구 용운동 선량지구 일원에 17만 8000㎡ 규모로, 제2의 메르스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관리 및 공공의료 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사업이다. 또 동구를 중심으로 한 의료 소외지역의 불균형 해소의 목적도 있다.
그러나 예타 신청이 이뤄진다고 의료원이 곧바로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복지부는 적잖이 재정부처인 기재부의 눈치를 봐왔다. 시에게 기재부를 상대로 대전의료원 설립에 대한 양해를 구하라고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시가 대전의료원을 BTL(민간투자방식) 방식으로 계획한 것이 기재부의 이해를 얻을지 의문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기재부에서 시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의료원 건립에 반대를 표하기보다는 예타를 신청해보라며 예타 결과를 놓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복지부도 시에 지난주 초 예타 조사를 신청하라는 뜻을 전달했다.
기재부가 복지부의 신청을 받아들여 내년 4월께 예타 사업으로 선정되면 타당성 조사를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시는 자체 조사에서 비용편익분석(BC) 수치가 1.0 이상 나오면서 경제성을 지닌 것으로 판단하고, 기재부의 예타 조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대전의료원 건립이 메르스 사태 이후 공공의료원 확충의 필요성이 커진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대전의료원 건립이 BTL방식으로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던 동시에 의료원만 아니라 공공주택 목적의 뉴스테이 아파트 건설로 나름의 사업성을 확보하려고 한 것도 사업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승인을 받아야한다고 했는데, 복지부가 기재부의 내년 예타 사업에 신청하라고 한 것이 그런 의미”라며 “기재부가 면담에서 의료원 건립을 반대하는 입장보다는 예타 신청해서 결과를 보자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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