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이미 유럽 국가에선 수십년 전에 트램을 도입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선진 도입 사례를 살펴보며 대전시민의 새로운 발이 돼 줄 '트램'의 정착 방향을 생각해 본다.
▲남동부 작센 주 '드레스덴'= 노랑과 검정, 노랑검정 등 3가지 색을 가진 드레스덴의 트램은 13개 노선으로 운영되며 총 노선길이만 135km에 이른다. 166대의 트램이 운영 중인데, 이 중 18대는 초창기 모델을 잘 정비해 현재까지 운행하고 있다. 평균 속도는 시속 20km/h에 최단 노선은 2.6km, 최장노선은 29km 등 다양하다. 드레스덴의 트램은 30~45m 등 다양한 길이의 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트램의 60%는 도로 중앙에 설치돼 있고 나머지는 갓길에 설치됐다.
드레스덴의 1일 평균 이용객은 1만 9000명이다. 연간 이용객은 693만 5000명에 달한다. 대중교통 이용자 중 3분의 2가 트램을 이용하고 나머지는 버스를 탄다. 24시간 운영되는 트램은 10~15분 간격으로 '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트램의 도시인 드레스덴은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정비했다. 티켓 하나를 구입하면 트램과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독일 정부 조사 결과, 드레스덴 트램은 지난해 대중교통 이용만족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4시간 운영에 더해 유모차와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트램 차량 발판을 만든 것도 시민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기존 트램은 계단 3개를 올라서야 탈 수 있었는데 이를 전면 수정했다. 또 도시 융화를 위해 선로에 잔디를 심고 안내 표지판 설치와 트램 운행 정보를 앱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사고 발생률은 크게 낮다. 1개 트램은 연간 8만km를 운행하는데 1년에 발생하는 대형사고는 한 손에 꼽힐 정도다. 3년 전 트럭과 트램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수도 베를린=베를린은 150년이라는 트램의 역사를 가진 도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트램 역사를 쓰고 있다. 1865년 시작된 노면전차는 1929년부터 베를린 교통공사가 운영하고 있다. 22개 트램 노선이 191.6km의 노선에서 각각 운행된다. 9개 노선은 24시간 운영되며 이용객이 많지 않은 새벽에는 30분마다 한 대씩 노선을 달린다. 평균 속도는 18.5km/h, 최고 속도는 20km/h다. 트램 전용노선과 겸용노선은 각각 8대 2의 비율로 운영된다. 트램 10대 중 8대는 전용노선을 달리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동베를린은 트램이, 서베를린은 지하철과 버스가 발달했다. 동베를린의 트램은 단일 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노선을 자랑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 서베를린은 자동차와 지하철에 밀려 트램을 없앴고 연료가 풍족하지 못했던 동베를린은 트램을 활성화했던 배경이 자리한다. 통일 후 서베를린도 트램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베를린에는 지난해 1개 노선을 추가해 현재 2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기존 교통수단으로는 이용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웠고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다.
시민 호응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트램 누적 이용자 수가 10억명을 돌파했다. 베를린 교통공사는 2006년 아테네 트램 건설사업도 참여했다. 아테네는 1970년 운영하던 트램을 폐지했다가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트램 도입을 결정했다.
베를린 교통공사는 2년 전부터 중앙통제관제실에서 트램과 버스를 통합관리한다. 감독관 좌석만 120개에 상황 모니터 120대로 상황을 통제한다. 운행 지연 발상 시 기관사와 무전이나 코드 지령을 통해 조치를 취하는 식이다. 책임관리자는 트램 상황을 실시간으로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베를린 트램은 시민 의견을 최대로 반영해 제작·운영된다. 승객협회와 장애인협회, 기관사협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안전사고는 2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정도로 적다. 버스와 트램의 충동을 막기 위해 전용선 설치를 늘리고 차량 전면에 센서를 부착해 사고를 예방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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