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연대 논란 청량사 건칠불 7년만에 보물 지정
보물 지정 신청 이후 학계에서 제작연대를 두고 논란을 빚었던 청량사 건칠불(乾漆佛)이 7년 만에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비롯한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건칠불은 삼베나 종이로 틀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옻칠을 해 만드는 불상이다.
청량사 건칠불은 높이 90㎝, 어깨 너비 54㎝, 무릎 너비 72㎝ 크기로 1560년과 1715년에 중수됐다는 기록이 있다.
청량사 건칠불은 통일신라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얼굴이 석굴암 본존불과 흡사하며 20세기에 통용된 제작 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탓에 근대 작품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불상의 직물을 채취해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직물 제작 시기가 770∼945년으로 추정됐다.
이번 보물 지정으로 청량사 건칠불은 10세기에 제작된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과 함께 우리나라 건칠불의 시원이 되는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국가 경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인 ‘정조 어찰첩’과 ‘조선경국전’도 보물로 지정됐다.
정조 어찰첩은 정조가 재위 말년인 1796∼1800년 노론 벽파의 거두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300통이다.
대부분 정사(政事)와 관련된 내용으로 당시 정국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조선경국전은 정도전이 조선 건국 직후인 1394년 국가이념과 정치·경제·사회·문화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이 밖에 조선 효종 대인 1654년 벽암각성(1575∼1660)의 문도들이 제작한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고창 문수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 일괄’도 각각 보물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전기에 발행된 불교 경전인 양천구 본각사 소장 ‘묘법연화경 권5∼7’과 은평구 심택사에 있는 ‘묘법연화경 권4∼7’도 보물 목록에 올랐다.
고대 유물 중에는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과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일괄’이 보물로 지정됐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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