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근 천성감리교회 담임목사 |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오늘 우리나라에도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청소년 가출은 이미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고, 재산권 분쟁은 부모와 자식도 갈라놓았다. 창조경제라는 이름 하의 문화사업 같은 국책 사업은 막대한 예산 낭비를 가져왔고, 종교는 교권중심과 물량주의 속에 그 정신을 잃었다.
그렇다면 이렇듯 총체적 위기에 처한 이 나라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국민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19세기 말 중국은 무능하고 부패한 왕정을 혁명으로 몰아내고 공화정인 중화민국을 건립했다. 하지만 그 후 20년간 내전이 계속되면서, 시달릴대로 시달린 국민들은 전쟁만 끝난다면 어떤 정부여도 좋다는 해이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장제스(蔣介石) 정부는 무기가 부족하고 도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오쩌둥(毛澤東)의 공산당을 상대하는 국민들의 정신력이 해이해져 대만으로 쫓겨나게 된다.
정신과 사상이 흐려지면 이상과 비전을 가질 수가 없다. 정신과 사상을 바로 할 때 이 민족이 살 수 있다.
둘째, 바른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창조적 사상과 도덕적 책임감을 가진 지도자가 서야 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는 '역사의 연구'라는 그의 책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것은 대중이 아니라 창조적인 엘리트층이라고 말했다. 의식 있는 소수의 지도자들이 도덕성, 정의감, 사랑, 비전, 변화, 개혁에 대한 사명으로 나라를 이끌 때 나라가 융성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례는 세계사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가 독일군을 저지하기 위해 대규모의 근대적 요새선을 구축했다. 그리고 프랑스 육군 장관인 '앙드레 마지노'(Andre Maginot´)의 이름을 따 '마지노선'이라 불렀다. 하지만 당시 난공불락이라 여겨졌던 마지노선은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 원인은 불량시공에 있었다. 애국심으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건설하지 않은 것이 그런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의 지도자들이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창조적 사상도, 도덕적 책임과 변화를 향한 비전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도덕적·사상적 빈곤이 그대로 드러난다.
셋째,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문화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파멸의 늪에 빠져 들어가고 만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향락과 방종과 폭력이 만연하지만, 이를 고쳐 세울 의식이 없다. 학교 교육은 기능으로 변해버렸고, 부모의 교육은 권위를 잃었다. 종교조차도 이기적이고 물량적이고 세속적인 것의 추구에 몰입하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도덕적 가치를 확립하고 건전한 문화를 건설해야 한다. 향락과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한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정치·교육·경제 전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견인하고 지원하는 것이 국민의 정신과 사상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고 민족과 국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이 난국에서 다시 일어나 번영할 수 있다.
천성감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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