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당내반발로 회담 철회
박 대통령 ‘즉각퇴진’ 당론 결정..야권 공조 가속화
청와대 2선 후퇴 부정적, 새누리 당내 갈등으로 정국 안갯속
최순실 정국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이 무산되면서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영수회담을 전격 취소한 뒤 수위를 올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당론으로 정했고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이를 환영하며 야권 공조 의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도 수습책을 놓고 친박·비박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박 대통령도 ‘2선 후퇴’에 부정적인 입장인 만큼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싸움이 계속되면서 정국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4일 저녁 당내 반발로 자신이 제안했던 박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 계획을 철회했다.
양측의 입장차가 크지만 ‘정국 수습이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극적인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물 건너가면서 양측의 무조건적인 양보 없이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퇴진 추진을 공식 당론으로 정하면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다. 이로써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의 당론이 ‘대통령 퇴진’ 하나로 모아졌다.
추 대표는 영수회담 추진과 관련해 야당에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하는 한편 야3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일제히 추 대표의 영수회담 취소를 환영하며 야권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야3당 대표들은 빠른 시일 내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야당과의 대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게 뻔한데다 촛불 집회에 100만명이 몰릴 정도로 민심 또한 좋지 않아서다.
청와대는 야권의 대통령 권한을 총리에게 넘기는 의미의 ‘2선 후퇴’ 요구를 초헌법적 발상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고 권한대행 체제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비박계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 사퇴는 물론 박 대통령의 탄핵·하야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회에서의 지원사격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조만간 검찰 수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의혹과 대기업 총수 면담 등과 관련해 제3자 뇌물죄 적용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일단 금주로 예정된 검찰 조사를 준비하는 동시에 정국 돌파책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15일 유영하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검찰 조사 준비에 들어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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