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중립내각 등 정국일정에 따른 것 반박
비박계 비상시국위 대표자 선출 ‘한지붕 두 가족’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조기 전당대회 개최방침과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차기 당권을 놓고 두 세력이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인데 정치권 일각에선 이를 둘러싸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여당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는 친박계 최고위원회에 맞설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 명단을 확정, 여당은 사실상 ‘한지붕 두 가족’이 됐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이 대표가 못받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일은 2017년 1월 21일이다.
이에 대해 친박 지도부는 조기 전대 예정일이 거국중립내각 구성, 예산안 처리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빠른 일정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비박계는 친박계가 내년 1월 중순께 귀국 예정인 반 총장을 등에 업고 당권을 유지하려는 꼼수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선 친박계가 수명 연장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비박계의 공세로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더욱 수세에 몰리고 있다.
더구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경우 비박계가 비대위를 장악한 뒤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여 친박계는 당내 주도권 유지가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친박계는 돌파구로 내년 1월 중순 반 총장의 귀국 시기를 고려한 조기 전대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 총장 귀국 전까지 시간을 벌면서 재기를 노리는 한편, 반 총장을 구심점으로 전대에서 지지층을 재결집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목적이다.
당내 지지율 5% 이상의 유력 대권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으로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반 총장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기에 반 총장이 직접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물론 당권·대권 분리규정에 의해 반 총장은 1월 전대에 출마할 수 없지만 이 대표는 당 위기돌파를 명분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키로 해 당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조기 전대 시점에 대해 “반 총장 귀국시점은 전혀 고려가 안됐다”며 “등록공고, 선관위 구성, 후보 등록과 유세 등을 고려해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비박계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라고 일갈했고,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친박 세력이 반 총장을 업고 전당대회를 노려보겠다는 의도”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조기 전대는 사실상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계파간 당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나 다름없다”며 “반 총장의 귀국 후 행보와 입장에 따라 당은 물론 정국도 요동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 준비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비상시국위 대표자 12명의 명단을 확정, 친박계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심재철 정병국 나경원 주호영 강석호 김재경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포함됐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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