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메르스 겪은 유통업계, 소비심리 위축가능성 촉각
지역기업, 美새정부 출범 등 대내외 변수까지 내년투자계획 난항
현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가 국내 정치·사회 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그 파장이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과 저성장 국면에서 대외적으로는 미국 새정부 출범 등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쳐 국정공백이 장기화한다면 지역경제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먼저 소비심리를 엿볼 수 있는 유통업계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사회적인 혼란에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매출은 1년전과 비교해 4% 증가했고 이마트도 같은 기간 매출이 11% 늘었다.
오픈마켓인 11번가와 G마켓의 경우 대형가전, 화장품, 신선식품 등 10월 매출이 작년 10월대비 26∼48% 가량 증가했다.
세월호 침몰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소비침체를 겪었던 유통업계는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이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정농단 파문이 조기에 수습되지 않고 국정공백이 길어진다면 금융·경제정책의 불확실성 증대로 소비심리 저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지역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10월 매출이 작년동기대비 소폭 개선돼 이 흐름을 이어가고자 연말을 겨냥한 세일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메르스 당시 확연했던 소비절제 분위기가 아직까지 감지되고 있진 않지만 지역민들의 소비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기업들 움직임도 조심스럽다.
창조경제 1호기업으로 꼽히던 대전지역 벤처기업의 대표가 사기혐의로 구속됐을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부회장이 최순실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 동생으로 알려지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특구 내 창업 열기나 관심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전센터 내 일정이나 사업이 크게 축소된 부분은 없으나 언제 된서리를 맞을지 몰라 열정적으로 나서기는 어렵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번 정부 임기가 끝나면 창조경제센터가 폐지되거나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일부 지역기업들은 국정공백과 미국 새정부 출범에 따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등으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역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최순실 파문으로 국민들의 심리적 피로감이 축적됐고 위축된 소비심리로 매출이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여러가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내년도 기업의 투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안그래도 수출부진과 내수침체로 어려운 마당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까지 더해져 지역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기업투자와 소비심리가 악화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승현·최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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