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에서 학생들의 생명을 구해줄 생존수영 교육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10시간 남짓한 교육은 물에 뜰 수조차 없는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반면 일선 교사들은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수영장 인프라 및 수업시간 부족 등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15일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생존수영은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영법수영 6시간과 생존수영 4시간, 모두 10시간 교육하고 있다.
2014년 도내 2개 지자체에서 시범운영한 생존수영 교육은 올해 14개 지역으로 확대, 411개교 2만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생존수영 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내년은 5학년, 2018년은 6학년까지 확대한다.
문제는 생존수영 교육이 보여주기식 대상자 확대 정책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열린 김지철 도교육감 공약 이행계획 추진현황 점검 회의에서도 생존수영 교육이 논란이었다.
회의에서 한 학부모 위원은 “영법 6시간, 생존 4시간 교육으로는 아이들이 절대 못 살아난다”며 “이런 식의 체험 수순으로는 영법 자세도 나오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그저 선생님이 수영복 준비해 오라고 하니 들고 가긴 하는데, 왜 수영을 배워야 하는지 조차 몰라 짜증만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무 생각 없이 물 한 번 적시고 나오는 형식적 교육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학부모 위원 역시 “‘(위에서)프로그램 하라니까 가자’라는 식으로 애들 데리고 가서 물장구 치고 오는 교육이 아닌 실질적 생존수영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교육계는 업무 과중과 인프라 부족 등으로 현실적 어려움을 하소연 한다.
한 교사 위원은 “그렇게 현실적인 생존 교육은 가정에서 해야 한다”며 “정글에서 살아남기 식으로 학교에 요구하는 것이 현실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생존수영이 사실 살아남을 수준의 것은 아니고 우리가 이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정도”라며 “교사들이 ‘10시간으로는 안 되고 15시간은 해야 아이들이 물에 뜰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서 집중적으로 여름이나 겨울방학 한 주정도 (생존수영 교육을)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여건은 실제 열악하다.
학교마다 수영장 갖춰진 곳이 없어 원정교육을 하는 등 한계가 있는 것. 천안시의 경우 지난 9월 5일 기준 72개 초등학교 학생 수는 3만 3900명에 달하지만 수영장을 갖춘 학교는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유치원 원장인 한 위원은 “미국와 유럽의 경우 생존수영을 이수과목으로 지정할 정도”라며 “안전에 관한 도교육청의 행정이 탁상행정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도교육청의 안전 업무는 무슨 훈련 하고 현황 보고 하라는 보고 지시 공문이 80%”라며 “도교육청이 안전 훈련 등을 주도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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