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중증 응급환자 응급의료전용 닥터헬기 운영
▲ '닥터헬기'를 이용해 단국대 외상센터로 인계된 응급환자를 의료진이 돌보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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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응급환자란 중증의 외상, 심혈관, 뇌혈관 환자를 말한다. 이들에게 골든타임은 중증 외상환자는 1시간에 불과하다. 중증 심혈관환자는 2시간, 중증 내 혈관환자도 최대 3시간이다. 이 시간 이내 최종의료기관에 도착해야 한다.
이처럼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위해 충남도가 '행정혁신'의 하나로 도입한 것이 하늘 위의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Air Ambulance)다. 지난 1월 27일 천안시 단국대 권역 응급의료센터에 계류장을 마련하고 전국 다섯 번째로 운항을 개시했다.
닥터헬기는 응급의료 취약지가 많고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충남이 의료기관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신속한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서천, 보령, 홍성, 태안, 서산, 당진, 청양 등 섬과 산악지대가 많은 충남지역 지리적 특성상 교통상황에 구애되지 않고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몰지각한 취객의 난동으로 기체 일부가 파손되는 어이없는 상황도 겪었지만, 이를 계기로 계류장의 시설이 보완되고 임시격납고가 설치될 예정으로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 운영 9개월여 만에 205명의 소중한 인명이 응급상황에서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 충남 닥터헬기의 숨 가쁜 활약상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9개월여 중증응급환자 205명 이송
#1.보령시 오천면 삽시도에 거주하는 30대 고혈압환자 A씨. 지난 9월 13일 삽시도 보건진료소를 찾은 A씨는 몸의 오른쪽 편마비와 급성뇌경색 증상을 보였다. 긴급 출동한 닥터헬기로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돼 A씨는 수술과 중환자실을 거쳐 지금은 일반병실에서 치료 중이다.
#2.높이 10m의 건물옥상에서 지난달 12일 추락한 B군. 응급치료에 나선 보령시 아산병원은 B군의 신장에 중증외상 손상을 진단하고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1시간여 만에 권역 응급의료센터인 단국대로 후송된 B군은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는 일반 병실에서 골절치료를 받고 있다.
#3.지난 8월 6일 가족과 함께 태안의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편마비 증상을 보인 40대 피서객 C씨(여). 급성 뇌졸중 판정과 함께 태안소방서 119구급차로 병원에 옮기는 상황이었지만 피서철 도로가 막히자 닥터헬기가 출동해 응급 시술과 함께 권역 응급의료센터 수술로 건강을 찾고 퇴원했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 충남 닥터헬기가 지난 13일 출범 9개월여 만에 환자 이송 205회를 돌파하는 등 충남도민의 생명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 응급환자의 생존율은 퇴원 146명(71%), 입원 중 24명(12%) 등 무려 83%에 달한다. 이송환자의 연령대가 섬과 오지 등 지리적 특성상 60세 이상 고령자가 117명(57%)으로 가장 많고 질병은 외상질환 94명과 심 뇌혈관질환 76명 등 중증 응급환자임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생존율은 대단히 높은 수치다.
▲ '닥터헬기'를 이용해 단국대 외상센터로 인계된 응급환자를 의료진이 돌보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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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최종 의료기관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을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 한다. 중증응급환자 소생을 위한 시간이다. 3대 중증 응급환자에게 각기 주어진 골든타임은 서로 다르다. 이 가운데 중증외상환자가 1시간으로 가장 짧다. 출혈과 장기손상 등 심각한 외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1시간 이내 권역 외상센터에 도착하면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권역 외상센터는 외상전담 전문의들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외상환자 전용 수술실·중환자실을 갖추고 있다. 응급실에서 처치 받는 대신 닥터헬기로 이송된 중증외상환자는 별도의 처치실에서 즉시 전문치료를 받게 된다. 환자와 헬기에 함께 탄 의료진이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 전문의 등 전담팀과 모든 준비를 사전에 마쳐 즉시 수술에 들어갈 수 있다. 충남 닥터헬기가 운영되는 단국대병원에는 30여 명의 의료진이 소속돼 있다.
이어 중증 심혈관 환자는 2시간이다. 심장이나 혈관에 생기는 질병을 심혈관질환이라 하는데 암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없는 채로 진행되는 병이라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 이미 중증이 되기 일쑤다. 중증 뇌혈관환자는 3시간이 주어진다. 이른바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짐으로써 뇌가 손상되는 것으로 노인연령층에서 젊은 성인에 비해 10배 이상 많이 발병해 신속한 치료가 후유증을 줄이고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관건이다.
충남지역은 중부는 산악지형이, 서북부는 농경, 해안, 섬 지역이 널리 분포되어 있다. 반면 의료자원이 부족한 취약지역이 많아 신속한 이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4년 응급의료통계에 따르면 충남은 중증 외상,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중독 등 응급환자가 1만 명을 넘고 있다. 앞서 밝힌 3대 응급질환 환자가 최종 치료병원 도착까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절반에 달해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골든타임을 실현하도록 '긴급차량 길 터주기'와 같은 시민 협조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차량흐름에 적용되지 않는 이송수단이 닥터헬기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
닥터헬기는 헬기에 응급의료장비를 갖추고 응급환자치료 및 이송 전용으로 사용된다. 충남도는 권역 응급센터를 운영 중인 단국대 천안병원을 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 상황발생 5분 이내 의사와 1급 응급구조사, 간호사 등 전문의료진이 탑승해 발진한다. 닥터헬기는 이탈리아 아구스터 워스트랜드사에서 제작 한 AW-109그랜드 뉴로 최대 이륙 중량은 3175㎏이다. 순항속도 시속 310㎞, 항속 거리 859㎞, 항속 시산 4시간 31분이다. 단국대에서는 반경 130㎞ 이내 운항이 가능해 도내 전역을 지원할 수 있다. 헬기착륙장이 있는 가장 장거리인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가 117㎞다. 연중 365일 운영된다. 다만, 안전을 위해 일출과 일몰 시간의 주간에만 운행되고 있다. 일몰 직전이라도 닥터헬기 기장의 안전판단에 의해 출동이 이뤄지기도 한다. 탑재된 의료장비는 이동형 초음파진단기를 비롯해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심장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 24종 242점을 갖추고 있다.
닥터헬기의 출동은 기본적으로 119신고에 의해 운행된다. 보건소, 보건지서, 의료인, 소방관, 경찰관, 이장 등이 요청에 따라 응급상황을 검토해 진행된다. 충남도는 지난해 출동 요청자 417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의료기관 21곳, 보건기관 54곳 등 1130명으로 늘리고 교육을 진행 중이다.
닥터헬기의 원활한 환자수송을 위해 외연도, 삽시도, 대난지도, 고파도, 가의도 등 서해지역 5개 섬에는 전용 착륙장이 마련됐다. 충남도는 올해 장고도, 호도, 고대도, 안면도, 유부도에 착륙장을 새로 만들고 있다. 내년에는 효자도, 외도 등 2019년까지 해마다 5개씩을 신규 건설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일반 착륙장소로 지난해 98개소를 지정한 데 이어 올해 117개소로 늘렸다.
닥터헬기는 환자 처치와 약물 비용이 응급실 진료비와 같다. 환자, 보호자, 이송 요청 병원에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내포=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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