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현택 동구청장 |
이에 우리 동구는 그늘진 곳에서 눈물짓고 있을지 모를 위기가정 발굴과 복지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주민이 주도하는 동(洞) 단위 복지안전망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복지통장제를 근간으로 구·동 자생단체 및 복지기관 등과 연계·협력, 주민 제보, 단전·단수 및 각종 공과금 체납가구·홀몸어르신·쪽방촌 거주자 사실조사 등을 적극 활용하는 복지행정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다 구·동 복지업무 담당자는 접수된 사안에 대해 최대한 신속히 사실 관계를 파악해 긴급지원 등의 조치를 시행하는 현장중심 시스템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필자는 동절기를 앞둔 바로 지금의 시기가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지켜내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 믿고 있다. 단언컨대, 난방비 증가 등으로 가중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충분한 난방 없이 추위를 맨몸으로 견뎌내며 건강을 잃거나 심지어 노약자들의 고독사와 같이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도달하는 일만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우리 구는 이달 초 김장, 연탄, 난방유 등의 겨울철 돌봄이 필요한 저소득가정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사전조사를 마쳤으며, 또한 각종 복지시책과 복지연계·후원, 그리고 동구만의 대표 복지브랜드인 '천사의 손길 행복+' 운동 등을 통해 해당 가구마다 필요한 맞춤형 복지서비스와 물품 전달, 난방시설 개선비용 지원 등이 긴급한 우선순위에 따라 공평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반갑고도 자랑할 만한 소식이 있다. 도시가스가 난방의 대세를 차지하고 기름보일러도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여전히 연탄이 전해주는 온기에만 의지하는 이웃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 연달아 쏟아진 보도에 의하면 부정청탁금지법 시행과 경기침체로 기업체 등의 후원 감소와 연탄값 상승 등으로 지난해 대비 연탄 후원이 3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우리 구 공직자들이 낸 아이디어와 솔선수범의 자세가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
11월 한 달간 주민과 공직자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행복연탄 나눔' 모금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한 잔의 커피값, 이웃의 겨울이 따뜻해집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진행 중인 이번 모금운동을 통해 동구의 공직자들과 주민들은 십시일반(十匙一飯) 작은 정성을 모으며 위대한 이웃사랑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작한 지 열흘 만에 벌써 1300여 만원의 후원금이 모인 것이다. 이는 동구청 전 직원들이 동구청노동조합원으로의 참여를 포함해 모금운동에 두 번씩이나 거듭 정성을 모았던 사랑 나눔과 마음 씀씀이, 그리고 주변의 이웃들이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동참한 주민들의 사랑 실천이 어우러진 성과다. 오는 20일에는 이렇게 모인 정성들을 행복연탄과 행복기름으로 승화시켜 1차로 60세대에 전달될 예정이며, 이 중에서 지리적 여건으로 배달이 어려운 세대를 선정해 필자와 직원들이 함께 자원봉사를 펼치며 힘을 보탤 계획이다.
연탄, 함부로 차지 말라고 강변하는 안도현의 시(詩) '연탄 한 장'에는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란 구절이 있다. 제 할 일을 알고 두려움 없이 스스로를 하염없이 태우는 연탄이 바로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주위의 이웃을 향해 따뜻한 시선과 마음으로 사랑의 온기를 오롯이 전하는 연탄 한 장이 되어 보기를 제안해 본다.
한현택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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