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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해야 하는 거지?
나에게는 세 살 터울인 남동생이 있다. 그러니 남동생은 올해 44세이다.
친정 엄마인 박여사에게 올케의 임신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들 둘에도 버거워하던 부부에게 이게 뭔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또한 40세가 넘었으니 늦둥이다. 박여사는 동생 부부에게 그나마 위로라고 “야, 너희들 딸 하나 있었음 했잖어. 내가 꿈 꿔보니 딸이더라. 태몽이 분명해! 내 꿈이 틀린 적 있더냐?”
그들은 대한민국에 또 한 명의 인구를 늘려주는 큰 공을 세웠는데 왜 내가 한숨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아이 한 명 키우는데 적어도 3억 이상이 든다는 통계가 있다. 심각하게 줄어드는 출산율에 우리나라는 출산장려금이라는 제도까지 만들어냈다. 또한 양육수당이 월령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다.
셋째 아이 출산장려금은 서울 지역에 따라 50~200만원 수준이며 경남 함양은 1000만원, 경북 울진은 600만원, 전남 장흥은 500만원으로 지방으로 갈수록 금액이 높아져 출산장려금 때문에 주소지를 지방으로 옮기는 임신부들도 있다고 한다. 사실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출산장려금과 양육지원금이 높다고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상관성은 뚜렷하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부모에게는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남동생의 벌이가 괜찮다는 건데 늦둥이니 아이에게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정년퇴직 60세 이후는 어쩌란 말인가.
난 위로의 전화를 아니, 축하의 전화를 했다. “올케,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태교에 힘써.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알지?“
태교란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을 때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품과 자질이 형성되기에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것을 먹고, 애정과 사랑으로 태어나기 전부터 정성을 다해 보살핌을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왜 정작 내 아이 가졌을 때 더 정성스럽게 태교를 못 했나 아쉽고, 이제 다시는 할 수 없음에 더욱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뱃속에 아이를 키우는 것 보다 사실 내 안에 나를 키우는 것이 제일 힘들다.
‘나 먼저 사랑하라’ 내 자신부터 좋은 자질의 나로 태어나야 내 아이를 올바르게 가르치든, 돕든 할 것 아닌가. 내가 자신의 또 다른 나를 데리고 사는 것이 가장 힘들다. 제일 내 말 안 듣고 속을 상하게 하는 건 아이도 남편도 아닌 또 다른 나인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며 잘 살아야 하는데 나의 좋지 못한 습관으로 게을러서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반복해서 하곤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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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여절여차(如切如磋), 여탁여마(如琢如磨)’라는 구절이 있다. 빛나는 옥을 얻기 위해서는 갈고 닦는 과정이 필요하듯이 갖춘 나를 만들기 위해 내 안에 나를 위한 평생 태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말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며 내 안에 나를 키우는 것이다.
평소에 내 안에 있는 나를 위해 태교를 잘 하고 있는 엄마라면 아기를 갖게 되어도 저절로 아기에게 좋은 태교가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좋은 자질을 갖춘 나의 분신을 낳게 될 것이다. 낳고 나서도 꾸준히 내 속의 나를 위한 태교는 나의 자식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10개월. 건강하니 태교 잘 해서 건강하고 좋은 성품을 갖춘 아기가 태어나길 바란다. 그래, 이왕지사 생긴 아이를 어쩌란 말인가. 열심히 정성으로 태교에 힘써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인물 하나 만들어 보자! 올케, 화이팅!
/김소영(태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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