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정부마비, 국회공전에 예산, 입법 차질 노심초사
박근혜 대통령이 새 총리 추천권을 국회로 넘겼음에도 이에 대한 야권의 부정적 기류가 거세 정국이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누리당이 새총리 국회추천을 촉구하고 있지만, 야3당은 대통령 2선 후퇴 없이는 이를 논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정국 속에서 충청권은 정부와 연계한 현안사업이 자칫 삐걱거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9일 박 대통령이 ‘최순실 정국’ 타개를 위해 국회에 제안한 여야 합의 국무총리 추천에 야당이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와 야당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만큼 야당도 국정정상화에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이 정말 거국중립내각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은 2선 후퇴를 언급하고 싶어도 현행 헌법 체계를 벗어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야당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야3당은 사실상 박 대통령 2선후퇴 없는 국회추천총리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 3당 대표들은 이날 오전 회동에서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추 대표는 “야당이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국회추천 총리에게 권한을 넘기라는 걸 분명히 말했는데 대통령은 2선 후퇴도 퇴진도 안하고 그냥 눈감아 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자세에 국민은 더욱 분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총리추천 논의는 물론 12일 촛불을 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정국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혼란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충청권에선 노심초사하고 있다.
새총리 추천 및 새내각 구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언제쯤 정부 기능이 정상화될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각종 정부연계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충남도의 경우 환황해권 경제시대 핵심 인프라인 서산민항 유치 등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정부는 다음달 서산민항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인데 내각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당초 일정대로 제대로 수행될런지 미지수다.
도는 또 내년 정부예산안에 미반영된 장항선복선전철 개량사업(50억원), 백제왕도 핵심유적 정비사업(345억원) 등을 예산국회에서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산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시도 마찬가지다. 최대 현안인 트램건설을 위해선 현행 법령에 미비된 트램규정을 새로 만들거나 추가해야한다.
시는 이른바 ‘트램 3법’인 도시철도법, 철도안전법, 도로교통법 등을 보완, 올 연말 국회 통과를 목표로 잡고 있다.
얼마 전에는 경찰청, 철도기술 연구원 트램관련 등 14개 기관이 참석한 회의도 개최하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법개정 작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정국불안으로 시작된 정부 기능 마비가 지자체에 까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충청권 지자체와 정치권이 지역 현안사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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