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스리체어스 刊 |
콜라보네이션은 '국민이 참여해 이끄는 나라'란 의미로 '협력(Collaboration)'과 '국가(Nation)'를 합성한 단어다. 바로 안희정이 꿈꾸는 나라다. 부제는 '시민X안희정, 경험한 적 없는 나라'다.
이 책은 정치와 행정의 일선에서 안희정이 고민했던 문제와 해결 방안이 상세히 정리돼 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와 동아시아 평화를 논의하는 일종의 안희정식 정부 청사진을 담았다. 특히 지방분권에 대한 현실과 철학을 정교하게 담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중앙정부의 과도한 권한과 비현실적 대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안희정은 열여섯에 민주주의 혁명을 꿈꾸다 제적되었고, 스물넷에 반독재를 외치다 투옥되었다. 서른일곱에는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대한민국을 경험했다. 길지 않은 도정의 기록이지만 그 바탕에는 국가와 시민의 관계에 천착해 온 안희정 개인의 역사가 담겨 있다.
동시에 이 책은 직업 정치인으로서 행복한 삶의 조건을 국가 관점에서 재조명한 수기다. 국가와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 인간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모색했다. 헌법에서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사회적 활동을 통해 실현된다. 개인의 삶과 동떨어진 거대 담론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규정하는 사회 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자 제안서이다.
저자 안희정은 국민이 모든 좌표의 중심이며, 이로부터 관료와 정부, 국가가 자기의 위치 값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금까지 사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가 오히려 백성을 지배했던 역사였다며, 백성이 주인이 돼 정부를 제대로 부려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가 모든 권한을 움켜진 상황에서 지방자치는 유명무실하다고 진단하며, 반쪽자리 지방자치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지방 자치와 분권 그리고 시민의 참여를 통해 주인이 직접 주인 노릇을 하자고 제안한다.
아울러 정치와 행정의 개론서로 성격을 지닌다. 국가는 누구의 것일까? 우리는 왜 세금을 납부하고 공무원과 정부를 둘까? 공직 사회 혁신은 어째서 매번 실패했을까? 민주화를 이룬 지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해야 할까? 경제 성장의 정의는 무엇일까? 복지 정책은 어떤 과정을 거쳐 입안될까? 환경 문제는 왜 극단적인 대립을 야기할까? 농촌 문제 해결이 대한민국 개조 과제인 까닭은 무엇일까? 국가의 외교 안보 전략은 무엇이 핵심일까? 결코 가볍지 않은 물음들을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의 문제의식과 해결책을 따라가다 보면 국가와 정부, 민주주의 제도의 작동 방식을 자연히 익힐 수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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