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원자력硏 사용후핵연료 안전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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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원자력硏 사용후핵연료 안전대책 필요

  • 승인 2016-11-09 11:11
  • 신문게재 2016-11-10 23면
  •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원자로와 조사후시험시설, 그리고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맹독성 방사성물질인 세슘137을 비롯하여 크립톤과 삼중수소 등이 지속적으로 굴뚝을 통해 배출된 사실이 알려져 대전 시민들에게 또 다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하나로원자로를 비롯한 핵관련 연구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지 않는지, 누출될 위험은 없는지 우려를 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굴뚝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방출된 것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원자력연구원측은 방출된 양은 극미량으로 환경과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양이라고 해명을 하였다. 전혀 방출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것이다.

지역에서 또 다른 현안인 원자력연구원의 사용후핵연료 반입문제도 똑같은 대응이었다. 원자력연구원은 1987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고리, 한빛, 한울 등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연료 연구개발, 국산핵연료 성능검증, 손상 핵연료 원인 분석 등을 위해 총 21회 운반해 와서 현재 사용후핵연료봉 1699개를 보관하고 있는 것이 얼마 전 알려졌다. 이동이 금지된 사용후핵연료를 이동해 온 것이 불법이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법에 입각해서 사용후핵연료를 반입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약 30여 년간 사용후핵연료를 타 원자력발전소에서 이송해 와서 각종 연구에 사용한 사실을 대전 시민은 물론이고 대전시에도 알리지 않았다. 사용후핵연료 문제 논란이 확산되자 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반입된 사용후핵연료를 원래 있던 곳으로 반출하겠다고 하였다. 대전 시민 입장에서는 위험천만한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다는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반출이 현실성 있는 계획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처리기술이나 처분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시간끌기용 대책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자력연구원은 2017년부터 직접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계획 중이다.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과정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해체하고, 절단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기체성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한다. 원자력 관련 전문가들은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의 사용후핵연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무수한 방사성물질이 발생하는데 차폐시설이나 공정 전반의 원격조정과 운영 등의 기술, 물리적 방호기술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하였다. 결론적으로 발생하는 기체성 방사성 폐기물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안정성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이로프로세싱 실험을 강행하는 것은 대전시민의 안전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시민사회와 주민들은 제3자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을 위협받는 대전시민들이 사용후핵연료 이송과 실험과정, 관리 전반에 대해 거버넌스를 구성해서 안전점검을 하는 제3자 검증 방식을 주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권리이다.

안전성이 논란이 되는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력연구원의 연구과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라는 요구는 정말 최소한의 요구이다. 그런데, 이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의 사용후핵연료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지역에서 처음으로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대전시, 정치권이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동안 대전시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원자력연구원의 규제와 안전대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만은 지역이 힘을 모아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이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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