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새누리당과 지지율 동반 추락
정진석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나” 회의적
潘 ‘여권 아닌 제3지대행?’ 관측 무성
정국을 집어삼킨 ‘비선(秘線)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파문이 대양을 건너 뉴욕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까지 덮쳤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견고했던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더니 1위 자리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내줬고, 반 총장을 유력 대권 주자로 밀며 판짜기에 몰두했던 친박계는 맥을 못추고 있다.
여권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가 불투명해지면서 반 총장의 ‘제 3지대행’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정치권은 반 총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복잡한 수읽기에 들어갔다.
반 총장은 최순실 사태 직격탄을 맞은 피해자 중 한명이다. 반 총장은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17.1%를 기록해 20.9%를 얻은 문 전 대표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반 총장의 지지도는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 불거진 이후 3주 연속 내림세를 탔다.
반 총장은 이언구 전 충북도의회 의장을 통해 “빠른 수습으로 국가가 정상적인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반 총장 측이 오는 10일로 예정된 반 총장 팬클럽 ‘반딧불이’ 창립총회를 애초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하기로 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정치권은 받아들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반 총장의 지지도 하락 원인으로 그가 가진 ‘여권 후보’, ‘친박 후보’ 이미지를 꼽는다. 반 총장이 원하든 원치 않든 대중에게 ‘새누리당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여권이 아닌 ‘제3지대’를 행선지로 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 ‘박근혜’ 프리미엄을 누리기 힘든 만큼 반 총장이 굳이 새누리당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 속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반 총장은 병든 보수의 메시아는 결코 되지 않을 것”,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냐”며 반 총장의 제3지대행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정 원내대표가 반 총장과 같은 충청 출신이고 과거 기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사이라는 점에서 반 총장이 제3지대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충청권 맹주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반 총장이 귀국하더라도 (정치권이) 생각하는 대로 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반 총장의 여당행을 회의적으로 보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국내 여론 추이를 살핀 뒤 비박계와의 연합을 시도하거나, 독자노선 구축 후 단일화 등에 나설 것이라는 등 추측이 난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반 총장이 귀국 후 행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만큼 정치권의 관측과 전망은 아직 실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외교·국제 전문가인 앤더스 코는 최근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국의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만 20% 이상의 지지율을 꾸준히 기록한 후보”라며 “이는 한국 국민이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꼽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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