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락 사태를 두고 배재대학생들 사이에서 이색 바람이 일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배대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국선언을 위한 배재인의 모임’을 결성하고 총학생회 등 정식 조직의 도움없이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일부 배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SNS에 페이지를 개설하고‘시국선언을 위한 배재인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 400명의 지지 서명이 있으면 총학생회에 시국선언을 정식으로 건의하겠다는 계획을 가졌다.
자발적인 모임이다 보니 피켓이나 플래카드를 걸기위한 비용 부족이 뒷따랐다. 이에 학생들은 1000원~3000원씩 성금을 모았고 피켓 기부 등이 잇따르는 등 학내 시국선언을 위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학교내에서는 메모지를 거울에 붙이며 ‘박근혜는 하야하라’릴레이 시위를 비롯해 전단지 시위, 대자보, 플래카드 시위 등을 자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SNS에서는 반향을 일으키는 글도 올리면서 학내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지방 잡대가 시국선언을 알겠느냐’는 등의 비하 발언이 잇따르자 배재대 구성원인 한 학생은 ‘배재대 대신 전달해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학생은 “대학교 입학 점수라는 잣대에 맞춰서 하는 헛소리에 상처받을 필요 없다. 서울대생의 1표와 배재대생의 1표는 모두 값진 1표이고, 내 옆의 가족들의 안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면 행동해야 한다”며 “배재대 학생들은 어제와 같고 싶지 않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촛불집회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시국선언 모임은 학생들의 이같은 의견수렴 내용을 포함해 총학생회에 시국선언을 촉구했지만 ‘정치적 색을 띄고 싶지 않다’며 이를 거절했다.
학생들은 시국선언 촉구에 그치지 않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지지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시점으로 온라인 서명이 676명, 오프라인 440명 등 총 1116명의 지지를 얻은 상태다.
‘시국선언을 위한 배재인의 모임’은 자발적으로 9일 낮 12시 정식으로 시국선언을 할 계획이며 학생들의 동참을 독려할 계획이다. 이날 학생들은 자유로운 형식의 시국선언 소감문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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