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상] 기초연구 뿌리가 튼튼한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발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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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상] 기초연구 뿌리가 튼튼한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발전해야

  • 승인 2016-11-06 11:14
  • 신문게재 2016-11-07 22면
  •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우리나라는 반세기 만에 1인당 국민소득 70달러의 세계 최빈국에서 2만7000달러의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기적을 창출한 나라이다. 언젠가는 3만달러 대의 선진국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 시점은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에서 해야 할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제언하고자 한다.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방법은 우리의 과거 경험에서 찾는 것이다. 과거 1960년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요 비결은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과 과학기술을 통해 발전했으며, 그러한 의미에서 교육과 과학기술은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핵심 축의 하나일 것이다.

선진국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기초연구의 뿌리가 튼튼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출발점은 그들보다 100년에서 300년이 늦었다. 때문에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어느 나라보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기초연구 지원 강화를 통해 창의적 연구 및 인재양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선도형(First mover) 연구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초연결사회가 불러올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초연구 기반이 튼튼해야 새로운 변혁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패러다임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연구지원기관인 연구재단의 글로벌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독일연구협회(DFG)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연구지원기관으로 성장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재단은 제도, 조직, 평가, 성과, 국제협력의 글로벌화(5G)를 통해 한 층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둘째,'한우물 파기 연구'를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공통점은 한 연구주제를 20년 이상 오랫동안 연구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중국 국적자로 첫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인 투유유 박사는 30년 이상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매달려 개똥쑥에서 가장 효과적인 말라리아((Malaria) 치료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개발하였다. 한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20~30년 후로 생각해보면 젊은 과학자를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 등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 나이는 57세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30년 전인 27세 전후부터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 도전, 꿈에 가득 찬 젊은 연구자 - 어디서, 어떤 호기심, 어떤 아이디어가 세계 최초의 발견이 될 지, 그것이 노벨상이 될 지가 이 안에 숨어 있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연구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인생에서나 실험실에서나 여러 번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실패해도 떳떳할 수 있는 연구 분위기 조성과 성실실패 용인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보장책으로는 연구과정에서 나온 연구노트, 성과물을 제시하면 성실실패로 인정해 주는 확실한 안내가 필요하다. 연구지원기관은 소수의 스타 과학자 육성보다는 장기적으로 우수 연구자 층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끝없는 인내를 요구하는 연구현장에서 흔들림 없는 강한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감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아 간다면, 또한 그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지표의 하나인 노벨과학상은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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