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해야만 한다고 배웠던 초등학생 때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 필자에게 북한은 가깝고도 너무 먼 나라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산가족들이 몹시 안타깝지만 피부로 와 닿지는 않는다.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 적은 없다. 젊은 세대일수록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통일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광복 70년. 같은 글자, 같은 말, 같은 역사를 공유해온 북한과 단절 된지 6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같은 글자를 쓰지만 다른 체제를 지닌 지금의 북한은 다른 나라가 된 것 같다. 한민족임을 강조해왔지만 지금 서로의 모습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분단 초기에 비해 적개심은 많이 누그러진 편이지만 반대로 이질감은 쑥쑥 자라났다. 북진이든 남진이든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옛날과 달리 요즘 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는 않는다.
통일하면 으레 나오는 것이 통일 비용, 통일 후 일자리, 남북 격차 그리고 경제일 것이다. 중요한 사항이고 꼼꼼히 짚어봐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전에 통일에 대한 의식 고취가 먼저다.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 통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관심조차 없는데 통일 후의 이야기를 논하는 것은 이르다. 한민족이니 다시 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너무도 식상하고 무책임한 태도는 버려야한다.
시간을 채워야 해서 마지못해 하는 통일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각 언론사에서도 특집으로만 통일을 다룰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편성해서 지속적으로 방송 및 보도해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시민들이 꾸준히 통일에 대해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진짜 통일을 하고 싶다면 초석을 단단히 쌓아야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김유진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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