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특례법의 부작용은 크게 유기영아 증가, 입양율 감소를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바로 ‘아기매매’이다. 아기를 키우기 어려운 부모들이 다른 집으로 아기를 보내려면 출생신고를 꼭 해야만 한다. 입양이 완료되면 이 기록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입양이 되지 않을 경우 출생기록이 계속 남아있는 부담이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아기매매인 것이다.
아기매매는 아기를 ‘판매’하는 친부모는 자신의 호적에 출산 기록이 남지 않고 ‘구매’하는 양부모는 데려오는 아기를 친자로 등록할 수 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비밀입양이나 개인입양은 이 아기매매일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으로 거래를 조장하는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브로커들은 아기를 중개해주는 비용으로 수수료를 요구하며 일부 브로커들은 아기를 구하거나 보내는 척 하며 낚시성 글을 게시해 사기를 치기도 한다. 아기매매 비용으로 양부모들에게 돈을 받은 뒤 친부모에게는 일부만 주고 잠적을 한다.
잔금은 물론이고 아기의 생사조차 확인 할 수 없다. 친-양부모 간의 연락처 교환은 없고 브로커가 잠적한다면 아기가 양부모의 집에 도착했는지 혹은 다른 곳으로 갔는지 확인 할 수 없는 것이다. 매매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신고를 할 수도 없다. 팔려간 아기는 자라서 자신을 길러준 부모가 양부모라는 것을 깨달아도 자신의 친부모를 찾을 수 없다. 남은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동의 알 권리를 위해 개정한 입양특례법이 더 큰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입양을 보내는 부모에게도, 입양을 하는 부모에게도 부담인 입양특례법은 고쳐야 한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법 때문에 보호가 필요한 아기들이 단돈 몇 백 만원에 팔려가고 있다. 법의 취지보다는 그 법이 실행되고 난 후의 결과가 더 중요하다. 의도만 그럴 듯한 법이 아닌 아기들을 실제로 보호할 수 있는 입양법 개정이 시급하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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