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올해 2월, 9월에 사무직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을 진행해 380여 명을 내보냈다. 지난달에는 기술·생산직 희망퇴직으로 45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인원까지 합치면 올해 퇴직자는 1532명에 달한다. 2014년 말 직원 수인 5355명 기준으로 1년 여간 전체의 29%가 회사를 떠났다. 두산의 잘못 된 시장예측에 책임은 사원들이 떠맡았다.
이번 희망퇴직이 더욱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 과정이 비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을 거부하니 먼 지역으로 발령을 내거나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의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내용은 ‘이력서 쓰기’ 혹은 ‘직업상담사’ 등 업무와는 연관이 없었다. 또한 출근을 할 때 ID카트의 사용을 정지해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하고 심지어는 건물 내부의 화장실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필요할 때는 채용해놓고 막상 인원이 너무 많으니 내쫓는 악덕기업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룹을 이끌어나가야 할 직원들은 이렇듯 토사구팽을 했지만 두산베어스에 대한 처우는 달랐다. 지난 프로야구 시즌 우승팀임을 감안해도 지나친 처사다. 4년간 84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왼손 투수 장원준을 영입하고 더스틴 니퍼트 선수와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대 몸값인 약 17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직원들에게는 화장실조차 못 가게 한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두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문구인 “사람이 미래다” 는 옛 말이 되어버렸다. 직원들에게는 한 없이 매정하면서 야구단에는 이만큼 이상적일 수 없는 모습은 지킬 앤 하이드와 같다. 이제 갓 정착한 사회의 초보들에게 두산은 너무나도 차가웠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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