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비치라는 니스해변. 누드 차림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 중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닷물은 선글라스 없이는 눈이 시릴 정도로 눈부셨다. 비키니 입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수영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예뻤다. 반바지에 반팔이었지만 어느 정도 옷을 갖춰 입은 내가 그 사이로 들어가는 게 예쁜 풍경을 망치는 것 같았다. 해수욕장 위쪽 도로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숨을 헉헉대며 살이 빨갛게 타도록 달리는 이들에겐 삶의 숨결이 느껴졌다.
아침에 바게트 먹고 아무것도 먹은 게 없었다. 니스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과 식사를 하러 갔다. 주문을 하려는데 고등학교 때 배웠던 간단한 불어들이 생각났다. 기억을 더듬어 불어를 써서 주문했더니 직원이 반색했다. 익스큐즈모아, 빠흐동, 무슈, 씰부뿔레, 멕씨, 위, 레디씨옹 등 너무도 기초적인 단어들을 사용한 건데도 직원이 반색했다.
“너 프랑스에 살아? 불어 할 줄 알아?”
“농! 엉푸! (아니! 조금해)”
“와, 너 진짜 잘한다!”
외국인이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마이콜입니다.”라고 자기소개만 해도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그게 뭐라고 칭찬 듣고 나니 뿌듯했다. 다음날 아침을 먹기 위해 다시 식당을 찾았다. 이 때도 프랑스어 잘한다고 과한 칭찬을 하더니 서비스를 듬뿍 줬다.
파리나 니스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건 똑같았다. 하지만 남부지방이라 그런지 확실히 북쪽 보다는 사람들이 여유롭고 흥이 많았다. 이미 오랜 여행 탓에 어쭙잖은 추파와 가벼운 인사 정도는 구별할 만 했다. 니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추파라기 보단 그저 자기 흥에 취해 있는 일반인들이 많았다. 니스 식당 어디를 가나 분위기는 비슷했다. 역시 어디에나 관광객이 넘쳤지만 파리보다는 흥이 넘쳤다. /전민영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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