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할인 행사보다 할인율이 높은 블랙 프라이데이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 단순히 국내 브랜드 뿐 아니라 해외 사이트를 통해 직접 해외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는 ‘직구족’도 늘어났다.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필자도 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몇몇 화장품을 구입했다. 입금을 마친 후 주문한 목록을 살펴보니 필요한 제품보다는 불필요한 제품들이 더 많았다. 곧 이런 생각이 따라들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꼭 필요할까?”
이 질문에 곧바로 아니라는 대답을 할 수 있었다. 누리꾼들의 생각도 대체로 비슷한 것 같았다. 정말 자신이 필요한 상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충동구매로 계획에 없던 소비를 더 많이 했다는 것.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취지이다. 미국처럼 명절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또 하나의 상술일 뿐이다. 특색 없이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급급한 할인은 없어져야 한다. 이런 상술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자신도 같은 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소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이런 맹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외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으로 수출할 때만 가격을 더 올려서 판매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더 이상 국제적인 ‘호갱이’(호구 고객의 줄임말로 어리석은 소비자를 이르는 신조어이다.)가 되지 않으려면, 통장이 텅장이 되지 않으려면 쓸모없는 할인 행사 앞에서는 단호하게 지갑을 닫아야 한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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