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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신중하게

  • 승인 2016-11-01 15:50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앞날이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당신은 불현듯 환경의 한계를 깨닫고 더 나은 환경으로 옮기기를 결심한다. 부푼 꿈을 안고 도착한 그곳은 듣던대로 과학기술이 몹시 발전해 있다. 기술을 십분 발휘해 취직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현실은 막노동으로 생계를 연명한다. 탈북 엘리트들의 생활이다. 북한의 박사학위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승인해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까다롭게 얻은 학위를 남한은 인정하지 않는다.

탈북 엘리트들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북한 출신에 대한 선입견, 교육시스템과 용어의 차이 등의 이유로 북한에서의 경력은 인정받지 못한다. 이들은 택배기사로 일을 하거나 노인정에서 병수발을 들기도 한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현재 수도권 소재 대학의 시간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마저도 어렵게 일구어낸 결과다.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을 엘리트들에겐 아쉬운 상황이다. 그들이 기대한 것은 남한의 발전된 기술에 자신들의 기술을 접목해 더 나은 연구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을 테니까. 현재 휴전중인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 있었던가 하면 수년 내에 통일이 될 것 같이 평화로운 때도 있었다. 한마디로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기관이 아무 의심 없이 그들을 받아줄 수 있을까?

과학자이기 이전에 탈북자로서 우리는 그들을 잘 돌봐주고 남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배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렇지만 그들을 온전히 믿기엔 이르다. 그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하지만 끝까지 신중해야 한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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