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작가의 화폭 속 이미지는 작가가 몇 해 전 머물렀던 영국과 프랑스 등지의 풍경을 담고 있다.
하지만, 특정한 한 곳이 아니라 작가에게 시각적인 자극을 주었던 풍경들의 결합체로 선보여진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형상들은 언뜻 우리가 직접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어디선가 봤을 법한 이미지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미 아는 그 풍경 이미지이다. 윤 작가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을 컴퓨터 화면에서 다시 조합하면서 자신의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지나간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과거는 더 이상 그 순간이 아닌 현재에서 재해석된 새로운 기억이 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작품 속에서 “기억은 사실이 아닌 '해석'”이 되는 것이다.
일상에서 언뜻 마주치게 되는 데자뷰를 겪을 때, 언뜻 과거의 기억인 듯하지만 그 기시감은 오히려 현재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이처럼 윤 작가의 기억은 화폭 속 이미지를 통해 작가가 겪었던 그 시간을 현재에 해석되어 되살아나게 하며, 그 모습을 팝아트적인 단순하면서도 선명한 색으로 변주된 형상으로 나타낸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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