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청춘의 여름은 갔지만 그렇다고 찬바람 부는 겨울이 오기엔 이른 시간입니다.
11월은 낙엽지는 소리가 들리는 '중년'에 가깝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이라고 11월을 노래했지만, 조금만 달리 보면 오히려 가을은 우리에게 퍽이나 유용한 시간입니다. 11월은 채 식지 않은 땅의 열기를 식혀주고, 12월 막바지 분주함에 대비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인디언들은 11월을 '영혼이 따라올 수 있게 쉬는 달'이라고 불렀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기 전, 영혼이 육체와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달이라는 뜻입니다.
조금씩 땅거미가 빨라지고 오래도록 집 밖에서 서성이고 싶은 11월, 한 템포 쉬면서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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