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족 김장 20포기 30만원 예상
배추와 무 재배면적 작년보다 대폭 줄어
상인들 “김장시즌 되면 가격 안정화 될 것”
“김장 올해는 안 할래요. 사먹는 게 저렴해요.”
“하도 비싸다고 해서 시장에 가봤더니, 평균 수준이던데요.”
주부들이 ‘김장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갈수록 올라가는 배추값에 천정부지 양념값까지… 김장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사먹는 것이 경제적으로 낫다는 것이 주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1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비용이 작년보다 2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배추 20포기를 담글 경우 대략 3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평균 20만 원 선이었던 것에 비하면 폭등 수준이다.
원인은 단 하나. 기록적인 폭염과 작황부진으로 배추나 무 등 김장재료가 충분히 수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추 재배면적은 10.2%, 무 재배면적은 6.2% 줄었다.
각 시도에서는 김장 값 부담을 줄이고자 김장대책반을 가동하고 산지와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중간이윤을 줄여 지역민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배추값을 비롯한 김장부담에 대한 반응이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늘 김장시즌 전에는 배추값이 급상승했고, 막상 김장시즌에 돌입하면 오히려 배춧값이 떨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올해는 폭염과 작황부진을 이유로 김장값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계자들의 이야기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역 전통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배추는 폭염으로 망했지만 가을배추는 풍작이라는 산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11월 초순이 지나고 본격 김장이 시작되면 배추 값은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유통경로는 중간이윤에서 모두 가져간다. 산지 재배자나 상인들은 김장비용이 상승해도 돌아오는 수익은 없다. 유통경로만 대대적으로 정비해도 가격이 균일해질 것”으로 강조했다.
전통시장 관계자는 오히려 배추나 무, 파보다는 고춧가루와 새우젓에서 김장비용이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장포기’를 선언한 주부들이 실제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포장용 김치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직접 담구는 고정적 수요가 더욱 많기 때문에 김장 포기에 대한 여론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