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에게 구타와 허기는 일상이었다. 사고를 당하기 전 원영이를 한 달간 돌봤던 박향순 전 지역아동센터장은 아이가 늘 굶주려있고 행색이 지저분했다고 말했다. 속옷을 제대로 갖춰입지 않은 날도 허다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 밥을 제때에 챙겨먹지 못하거나 옷을 제대로 챙겨입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원영이 아버지의 월 수입은 400~500만원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방치였다.
원영이 부모는 아이를 잔인하게 죽여놓고 완전범죄를 꿈꿨다. 마치 아이가 살아있는 것처럼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학용품을 구매했다. 이쯤 되면 제정신인 사람들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이렇게 잔인하고 계획적인 학대는 극히 드물다. 힘 없는 아이를 이토록 학대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아동보호센터에서 아이를 돌보고 싶어도 친부모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부모의 도리를 다 하지 못하는 가정이라면 친권을 폐지해서라도 아이를 구조해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기를 권리도 있지만 아이도 정상적인 환경에서 사랑받고 자랄 권리가 있다. 부모이길 포기한 사람들 밑에서 아이는 제대로 자랄 수 없다. 아이가 혼자 나올 수는 없으니 법으로라도 보호를 해줘야 한다.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다. 원영이 사건을 보면 단순히 집이 잘 산다고 해서 학대를 받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자신이 보호자가 아니라고 해서 이웃의 아동학대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내게는 별 것 아닌 작은 호의가 한 아이를 살릴 수 있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