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상대방의 동의도 없이 촬영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다. 구글에 길거리라는 뜻의 외국어를 검색하면 길거리와 풍경 사진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말로 ‘길거리’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사진은 몰카다. 우리나라 몰래카메라의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국가대표 선수가 동료 선수들의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것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몰래카메라를 이토록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을 더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범죄에 사용하는 초소형 카메라는 인터넷을 통해서 누구든지 구입 할 수 있다. 사는 사람이 분명하지 않으니 어디에 설치되었을지 모른다. 공중 화장실만 위험한 줄 알았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평소 집처럼 사용하던 공간도 얼마든지 위험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지금도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다양한 종류의 몰래카메라들이 나온다. 애초에 유통이 될 수 없게 막아야 한다. 허가를 받은 기관에서만 제조를 가능할 수 있게 하고 목적이 불분명한 구매자에게는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초소형 카메라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그 목적과 용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자신의 신상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허가받지 않은 업체에서 제작 및 유통을 할 경우, 도둑촬영을 목적으로 카메라를 구입하는 경우는 성범죄자와 동일한 처벌을 받도록 한다.
범죄를 저지른 선수는 다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도록 선수 자격을 영원히 박탈해야 한다.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재판을 통해 정당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 집행유예같은 솜방망이 처벌은 처벌이 될 수 없다. 또한 성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정신 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습범에게 용서는 없다. 몰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추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7623.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몰카 범죄 횟수다. 적발되거나 신고하지 않은 횟수를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이제 그만 길거리를 길거리에게 돌려줄 때가 되었다. 몰래카메라는 가벼운 호기심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다. 길거리 검색에 여성의 몸이 아닌 도로가 나올 때가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김유진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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