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카드사, 사용실적 적고 할인혜택만 누리는 ‘체리피커’ 지적
출시된지 일년 못 채우고 카드 단종 잇따라… 고객들 불만 커
#. 대전에 사는 직장인 임모씨는 출근길에 주유소에 들러 리터당 100원 할인되는 H카드를 이용해 기름을 넣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회사 인근 커피숍에서 L카드로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입해 10% 할인을 받았다. 저녁에는 동료들과 K카드로 세이백화점에서 10% 싸게 옷 한 벌을 사고,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밥값은 총 3만5000원이 나왔지만, 카드사 제휴로 15% 할인을 추가로 받았다. 이날 임씨가 3장의 카드로 할인 받은 금액은 총 2만3000원이다.
임씨처럼 신용카드사가 제공하는 혜택만 쏙쏙 골라쓰는 일명 ‘체리피커(Cherry Picker)’들이 많아지면서, 카드사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카드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서비스가 오히려 적자 발생의 요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1일부터 ‘리워드360체크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식당, 병원, 학원 등에서 쌓인 포인트를 수수료나 이자 납부 등에 사용이 가능하고, 전국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혜택이 있던 ‘NH농협 시럽 체크카드’는 6개월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SK플래닛의 전자지갑 앱인 ‘시럽’과 연동하는 바코드 기능을 탑재한 카드로,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10만원 모바일 할인쿠폰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카드를 단종시키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카드사들이 금융감독원에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변경 신고 건수는 모두 79차례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실적은 적으면서 혜택만 누리려는 일부 고객 때문에 카드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카드가 출시되고 단종되기까지 ‘번갯불에 콩 볶기’보다 빠르다”며 “점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폭이 줄어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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