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우 충남대 조소과 교수 |
이러한 상황에서 둔산동 대전시청 주변의 지하개발은 대전의 중심지 둔산이 침체상태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은 물론 각 계층 누구나 쇼핑과 문화를 즐기게 되어 신선한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획일적인 상업시설로만 채워진 지하상가는 다른 상권과 차별성이 없을뿐더러,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통한 지역의 파편화만 초래하기에 지양해야 한다. 공간의 지속가능한 자생과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 위에 세워진 계획이 필수적이므로, 성공한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하여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하공간의 개발은 현재 세계적 이슈인 지상 가용지 부족의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입체적인 도시개발을 구축하여 도시 내 프로그램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효율적인 공간이용 방안을 제시한다. 한 예로 최근 뉴욕에서 시작된 로우라인 프로젝트는 방치된 기존의 전차 터미널공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지하공원이며 태양광 수집 장비를 이용하여 빛을 6m까지 끌어들여 각종 식물과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 지하에도 지상처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세대와 문화 그리고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지하 공간 개발이 긍정적으로 검토 확대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예술'과 '문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개인, 기업, 지역과 국가의 경쟁력의 원천이 물질적·기술적 힘에서 점차 창의적·감성적 힘으로 바뀌는 문화의 시대에 대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
지구 단위 계획의 실정상, 지상에 새로운 문화 공간 개발이 어려운 둔산 지역이 미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하상가와 함께 문화예술 시설의 도입이 시급하다. 구간별로 창작 공간, 공연장, 전시장, 갤러리 등 문화 시설을 배치하여 특화시키고, 지하상가의 각 출구를 대전 시청을 비롯한 정부기관들과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그리고 여러 공원과 같은 기존의 문화 거점들과 연계한다면 대전 중심부에 시너지를 가져오는 문화벨트(Culture Belt)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획에는 대전의 문화예술 전문가들과 도시계획운영주체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둔산지역에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형성될 수 있어 현시점에서 지하개발은 침체되어 가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매우 적절한 처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시청과 정부청사 간의 공원광장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등 지하와 지상 시설의 도시·환경 디자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마스터 플랜(Master Plan) 아래 디테일이 완성된다면 문화, 예술 그리고 상업지구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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