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입법 전쟁도 막 올라
개헌 논의 예산 정국 삼켜버릴 수도 있어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포스트 국감’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여야간 공방이 뜨겁다.
당장 노무현 정부 당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놓고 여야가 공방전에 돌입했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쟁점 법안 마무리를 위한 예산·입법 전쟁도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동안 수세에 몰려 있던 여권이 총력전을 펼칠 태세인데다 대선을 앞두고 이념 논쟁과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여야 전략이 맞물리며 공방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북한에 견해를 물었다는 ‘송민순 회고록’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2007년 11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의 견해를 물어보자는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가 표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만큼 ‘국기문란 행위’라며 비판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색깔론 공세’라며 맞섰다. 당장 여야 대표가 선두에 나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인권을 탄압하는 주체, 인권 탄압을 못 하게 하려고 유엔이 결의하려는 그 대상한테 ‘이거 찬성할까요, 말까요’라고 의견을 구한 것”이라며 “국민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절대 권력을 뺏기지 않겠다는 집요함을 볼 수 있다”며 “남북관계를 하나도 풀지 못하면서 겨우 개인 회고록을 붙잡고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하다”고 반박했다.
여당이 이번 의혹을 ‘대북결재 요청사건’으로 규정하고 국회 진상조사에 이어 대통령기록물 열람까지 추진할 예정인 만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예산 국회도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누리과정에서부터 법인·소득세 개편, 자연재해관리, 사드배치 등이 맞물려 첨예한 공방이 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입법전쟁 또한 막이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이 노동개혁4법과 경제활성화 법안에 사활을 거는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법인세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간 입장차가 크다보니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충청 출신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불씨를 당긴 ‘개헌’ 논의도 포스트 국감에서 주목해야 할 점 중 하나다. 청와대의 제동에도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논의가 가속화되는 모습이어서 개헌이 예산 정국의 모든 현안을 삼켜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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