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자 한국화학연구원 친환경신물질연구센터 |
종자산업은 기술·자본 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경지면적이 좁은 반면에 우수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나라에 적합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글로벌 종자회사의 대형화 및 규모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육성전략을 통한 국내 종자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종합적인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2009년에 수립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다부처사업으로 2020년 종자수출 2억 달러를 목표로 하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를 2013년도부터 진행 중에 있다. 혹자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 때문에 우리나라 채소 종자가 중국 등에 수출되고 이 수출한 종자가 재배되어 수입됨으로 수입농산물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말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오해이다. 수입농산물 증가는 농산물 가격의 문제이지 종자 수출 증가의 문제는 아니다. 90년대 외환위기를 통해 매출액 상위 4개 종자회사가 다국적 기업에 인수되어 이미 우리나라 채소 품종 자원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서 얼마든지 종자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골든 시드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품종(종자)들을 많이 개발하여 이를 해외로 수출하거나, 기존에 수입하던 작물의 종자를 개발한 종자로 대체하는 것이 오히려 국익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채소종자산업은 민간인이 핵심 운영 주체인 민간주도형으로 성장하여 왔으며, 지난 60년 동안 큰 발전을 이룩하였다. 대부분 자가 채종에 의존하던 종자가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1대 잡종이며, 배추처럼 일 년 중 일정 시기에만 재배가 가능하던 작목들이 육종을 통해 연중 재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었다. 오늘날 경쟁력 있는 채소 품종의 핵심 형질은 내병성이다. 기본적으로 내병성 품종이 아니면 고부가가치의 종자가 될 수 없다. 식물에 병이 발생하게 되면 수확량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식물에 병원균이 생산한 독소들이 존재하게 되어 이를 섭취한 인축에 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식물병은 반드시 방제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내병성 품종의 재배가 제시되고 있다.
한 개의 품종(1대 잡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본과 부본 계통을 만들어야 하고, 유전자원으로부터 한 개의 계통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0여 차례의 교배를 통해 탄생하게 된다. 물론 매 번 교배할 때마다 생기는 다수의 종자들 중 우수한 형질을 가지는 개체를 선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내병성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내병성 유전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가장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는 단계인 우수한 내병성 형질을 갖는 개체를 선발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식물에는 다양한 식물병원미생물에 의해 많은 종류의 식물병이 발생하므로 각각의 식물병에 대한 내병성을 검정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병리검정은 전문 시설, 기술 및 인력이 요구되는 전문분야이다. 우리 연구팀은 오늘도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와 같은 종자강국이 되는 날을 꿈꾸며 병리검정 기술을 개발하고 중소규모의 종자회사가 내병성 품종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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