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단팥처럼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는 인생이야기

  • 문화
  • 문화 일반

[맛있는 책]단팥처럼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는 인생이야기

  • 승인 2016-10-13 11:54
  • 신문게재 2016-10-14 12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앙 : 단팥 인생 이야기 두리안 스케가와, 은행나무 刊

내가 도서관에 근무한다고 하면 지인들에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지 않나요”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실 많이 읽지는 못해도 책과 더불어 있고 책에 대한 정보와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읽으려는 노력은 하는 편이다.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요즘 무거운 주제 보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감동이 전해지는 책을 소개한다.

제목은 '앙 : 단팥 인생 이야기'로 일본 소설이다. 제목의 '앙'은 우리에겐 낯선 단어다. 어쩌면 '앙꼬'라고 하는 편이 더 친근할 지도 모르겠다. 빵이나 떡 안에 넣는 '팥소'라는 뜻의 일본어인데 이 작품에서는 일본의 전통과자 도라야키에 들어간 단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도라야키는 우리의 붕어빵처럼 일본 서민들의 길거리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남모를 사연으로 손에 장애를 가지게 된 76세 도쿠에 할머니, 도라야키를 팔면서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중년 남자 센타로, 가정에서 학교에서도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은 여중생 와카나 이 세 사람이 엮어가는 이야기로 첫 장면이 벚꽃 잎이 흩날리는 거리에 위치한 '도리하루'가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작된다.

14세에 한센병을 앓아 평생 '덴쇼엔'(국립한센요양소)에서 보낸 도쿠에 할머니가 '도리하루' 가게에 찾아와 공짜나 다름없는 시급으로 일하기를 원했고 가게 주인 센타로는 도쿠에 할머니의 굽은 손을 보며 찜찜한 기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하기를 허락한다.

센타로는 도라야키 만드는 일을 그냥 밥을 먹기 위한 수단 일뿐 그 이상은 아니어서 앙을 직접 만들지 않고 해놓은 것을 사서 도라야키를 만들어 팔았다. 그런데 도쿠에 할머니는 직접 앙을 만들기 시작했고 앙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 센타로는 그 정성과 팥과 대화를 하는 도쿠에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쿠에 할머니가 앙을 만들기 시작한 뒤로 '도리하루'의 매상이 나날이 올라가고 찾아오는 손님도 늘고 그중 여중생 와카나는 도쿠에 할머니에게 많은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도쿠에 할머니가 한센병 환자라는 것이 소문이 나면서 도쿠에 할머니는 떠나고 결국 '도리하루'가게의 폐점위기까지 온다.

센타로는 여태껏 도라야키 만드는 일이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지만 도쿠에 할머니가 떠난 뒤 진정한 '앙'을 만들어 제대로 도라야키를 만들고 싶어진다.

결국 센타로와 와카나는 '덴소엔' 에 직접 찾아가 도쿠에 할머니의 살아온 인생을 알아가며 앙을 만드는 것에 정성을 기울인 할머니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병은 완치되었지만 편견으로 여전히 사람들에게 소외된 사람들…. 한센병은 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전염병이 아닌 세월에 묻혀 사라진 과거의 질병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현재까지도 고통으로 이어지는 병이라는 사실을 이야기 한다.

'앙'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국내에서도 개봉해서 가슴을 잔잔히 울리는 감동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기회에 영화도 챙겨보아야겠다.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을 듯 하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이 계절, 여행도 좋지만 모처럼 마음의 여유를 찾아줄 수 있는 이 한권의 책을 권하고 싶다.

▲ 강문숙 신탄진평생학습 도서관장
▲ 강문숙 신탄진평생학습 도서관장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이 한권의 책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기 바라면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숙원 안산국방산단 본궤도 오르나
  2. [건강]감기로 오해하면 큰일! 급증하는 폐렴, 예방접종이 최선
  3. 라이온켐텍-태경그룹, 매각 잔금일 연기 공시
  4. [사설] 대통령실 세종 이전론 ‘환영’할 일이다
  5. 학생 2~3명뿐인 의대 강의실…"4월 되기 전에 학사 정상화 해야"
  1. 대전 초교 가정통신문 논란에 학부모들 "책임회피 급급 씁쓸하고 실망"
  2. 대전교육청, 2차년도 대전교육발전특구 계획 본격화
  3. 김동수 유성구의장,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 인정받아
  4. [사설] 내년 의대 정원 동결, 의료계 화답해야
  5. 대전 동부·둔산·대덕경찰서장 교체

헤드라인 뉴스


범죄피해 벗어나려 `유령 노숙`… 대전 여성 노숙인 관리·지원 절실

범죄피해 벗어나려 '유령 노숙'… 대전 여성 노숙인 관리·지원 절실

거리 노숙인이라는 사회적 약자, 그중에서 각종 범죄에 취약한 여성 노숙인만을 위한 맞춤형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노숙인들은 사회적 보호가 부족한 상태에서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거리생활을 하다 보니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그나마 복지시설조차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10일 대전시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 추산되는 거리 노숙인은 40~45명에 달해 그 중 여성노숙인은 4~5명으로 10% 정도로 집계된다. 대전노숙인지원센터는 하루 4회 이상의 거리와 하천변에서 아웃리치 활동과 민원접수 그리고 주..

증시 오름세 탄 충청권 상장법인…전달 대비 시총 2.3% 증가
증시 오름세 탄 충청권 상장법인…전달 대비 시총 2.3% 증가

충청권 상장법인의 증시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2월 한 달간 기계·장비업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행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지역 기업들의 지난 한 달 동안 증가한 시가총액은 3조 1430억 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0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2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42조 65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39조 5165억 원)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업이 호조를 보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젬백스 전진건설로봇 등의..

심우정 "적법절차 따라 소신껏 결정" 사퇴요구 일축
심우정 "적법절차 따라 소신껏 결정" 사퇴요구 일축

심우정 검찰총장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것에 즉시항고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적법절차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수사팀과 대검 부장회의 등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소신껏 결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야당의 탄핵추진 경고에 대해선 "그게 사퇴 또는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탄핵은 국회의 권한인 만큼 앞으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그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즉시 항고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이 왔나봄’ ‘봄이 왔나봄’

  •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 공유재산 무단점유 시설에 대한 행정대집행 공유재산 무단점유 시설에 대한 행정대집행

  • ‘즐거운 봄 나들이’ ‘즐거운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