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6시즌 최종전을 가진 후 팬들에게 감사의 절을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는 8일 대전 KIA전을 끝으로 144경기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최종성적은 66승3무75패. 7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화는 최근 3년간 500억이 넘는 적극적인 투자를 했고, 명장인 김응룡 감독과 김성근 감독을 잇달아 사령탑으로 모시며 가을야구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올해도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제 한화는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성적과 리빌딩 두마리 토끼를 다잡기는 쉽지 않다. 방향성을 잡고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한화는 성적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팬들의 갈증을 풀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한화가 내년에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멍에를 쓰게 된다. 또한, 한화는 FA(자유계약)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했기 때문에 단기간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 특히 내년 시즌을 마치면 국가대표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의 계약 기간이 끝이 난다.
이들이 떠나기 전에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베테랑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젊은 유망주들을 내보냈기 때문에 구조적인 면에서도 리빌딩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돈을 주고 데려온 선수들을 쓰지 않을 수도 없다. 결국, 베테랑 선수들을 활용해 좋은 팀 성적을 거두고, 그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성적을 위해서는 취약점 보완이 절실하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선발진을 제대로 꾸리지 못했다. 국내 선수들이 취약하다 보니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쳤다. 결국, 외국인 투수의 부진은 팀 성적과 직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태양과 장민재 등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많은 투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올 시즌 후 FA시장에 거물급 선발투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화로서는 성적을 위해서는 확실한 베팅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담감이 크다. 이미 3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한화다.
좋은 팀이 되려면 선수단과 프런트 간 균형도 중요하다. 어느 한 쪽만이 잘해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가 없다. 서로 존재가치를 인정하면서 조화롭게 팀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면서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했다. 구단의 모든 업무를 감독이 결정할 수는 없다.
전권에 따른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이다.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자 갈등의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기도 했다. 감독은 음지에서 일하는 프런트에 역할을 존중하고 배려가 필요하다. 프런트는 감독이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현장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를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구단의 장기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팀들은 리빌딩이라는 큰 기조를 갖고 장기적인 육성을 한 팀들이다. 한화도 내년 성적을 위해 집중하는 동시에 리빌딩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팀 전력에 핵심이 될 수 있는 선수집단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키우고,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한화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팬들은 비록 팀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경기장을 찾아 한해 동안 노력한 선수들에게 여전히 뜨거운 성원을 보내줬다. 한화는 이런 팬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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