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첫무대… 새로운 출발 기대”

  • 문화
  • 문화 일반

“완성도 높은 첫무대… 새로운 출발 기대”

공연 리뷰 대전시향 신임 예술감독 '제임스 저드' 취임 연주

  • 승인 2016-10-06 10:42
  • 신문게재 2016-10-07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제임스 저드
▲ 제임스 저드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케하는 연주회가 열렸다. 바로 지난 9월 30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개최된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신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임스 저드의 취임연주회였다. 대전시향은 지난해 말 금노상 상임지휘자의 임기 만료후 새로운 지휘자를 찾기 위해 지난 7개월 간 국내외의 저명한 지휘자 다섯 명을 후보로 하여 정기연주회의 객원지휘를 통한 심의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선정한 대전시향의 제8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제임스 저드다.

제임스 저드(James Judd)는 영국 출신으로 열정적인 음악성과 카리스마로 국제적으로 알려진 지휘자이다. 1985년 도쿄 국제지휘콩쿠르에서의 우승으로 국제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이 시대의 거장들 밑에서 지휘자로서의 경험을 쌓았는데, 마에스트로 로린 마젤 밑에서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밑에서 <유러피언 유스컴퍼니>의 부지휘자를 맡으며 지휘자로서의 내공을 쌓았다.

이날의 연주회는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64>,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등이었고, 바이올린 협연에는 현재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백주영이 협연하였다.

백주영은 자기화된 멘델스존 협주곡으로 음악을 해석하고 있었다. 노장의 지휘자와 대전시향에 음악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이 음악적 진행을 리드하고 있었고, 제임스 저드는 이를 훌륭히 받쳐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독주자로 하여금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는 지휘, 노장 저드의 공력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백주영은 음악적으로 무르익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었다. 음악적 완급의 적절한 조절, 프레이즈 전환시 유연하고 섬세한 연결, 유연성하고 탄탄한 전체 짜임새, 거침없이 치고나가는 음악적 진행 등 세계적인 연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제임스 저드의 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는 이 작품의 핵심인 리듬을 전 악장에 걸쳐 시종일관 균형감을 유지하면서도 리듬과 대비되는 선율의 진행은 유연하게 연주하고 있었다. 특히 2악장의 리듬부의 연주파트와 선율부 연주파트간 음량과 음악적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있었고, 음악 진행에 따른 폭넓은 다이내믹 처리를 통하여 긴장되고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처리하고 있었다.

3-4악장에서는 이 곡의 음악을 이끄는 코어인 빠른 템포에 화려한 리듬의 음악적 진행을 밀도있는 앙상블과 프레이즈간 순간적 악센트 처리로 역동성과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각 악기파트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리듬부의 매끄럽게 연결되는 진행처리와 짜임새 있는 구성력 등으로 전체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었다.

제임스 저드가 취임연주회 프로그램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선택한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이는 음악애호가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작품이기에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저드는 자신감 있는 연주로 첫 무대를 장식하고자 하였고, 결과는 성공적인 취임연주였다.

유럽과 미국에서의 음악활동을 통한 풍부한 경험과 세계적인 독주자 등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었고, 국제 음악계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는 지휘자 제임스 저드, 앞으로 대전시향의 음악적 변화에 큰 기대를 걸게 한다.

문옥배(음악평론가·당진문예의전당 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