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은 3개월 실적개선 난망... 내년 경영전략 고심, 구조조정 검토도
#20여년 지역에서 기계제조업체를 운영해온 A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작년과 비교해 수주물량이 크게 준 데다 올해 남은 4분기에도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A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경기 부진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당장 내년 경영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1998년 IMF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을 근거로 들어 경제위기 10년주기설이 현실화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기업인들도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제 전반에 걸쳐 드리운 짙은 먹구름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하나같이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통계수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지역 6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기업경기동향에서 올해 업황BSI는 내내 70 언저리를 맴돌았다. BSI(기업경기조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 업체가 많다는 것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지역의 한 섬유업체는 내수부진과 원자재값 인상 등에 못 이겨 구조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업종상 경기흐름에 민감해 연매출이 30% 넘게 떨어졌다.
기업 대표는 “제품 수요는 없고 원자재 가격은 올라올 들어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며 “국내 경기가 언제 풀릴지 모르는 안갯속인 만큼 감원 등 구조조정을 검토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박희원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악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기업실적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모든 경제주체들이 한마음으로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내수위축과 함께 한진해운 사태, 파업 등으로 충격이 우려된다”면서 “중소기업 지원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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