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부사동 한 도로에서 5일 오전 5시 50분께 가로수가 쓰러졌다. |
부패목ㆍ동공목 확인…시민들 불안감 호소
대전 도심에서 멀쩡해 보이는 가로수가 이유없이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가로수 세대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된다.
대전 지역 내 곳곳에 식재된 가로수가 언제, 어디서 쓰러져 큰 사고로 번질지 몰라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어서다.
5일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0분께 중구 부사동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쓰러졌다. 기둥 둘레가 30㎝를 넘는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주행 중이던 승용차 우측 앞 부분과 충돌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쓰러진 나무는 뿌리와 기둥 사이 잘린 부분이 부패한 것처럼 물렁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겉과 다르게 속이 썩으면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 ‘부패목’이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사고는 지난 8월에도 발생했다.
지난 8월 24일 대전 서구 용문동에서 멀쩡해 보이던 가로수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일 오후 1시 25분께 서구 용문동 한 대로변에 세워져 있던 가로수가 쓰러지며 정차돼 있던 차량을 덮쳤다.
목격자들은 “당시 멀쩡히 서있던 나무가 갑자기 쓰러졌고, 쪼개져 버린 밑동은 스펀지처럼 물렁거렸다”고 입을 모았다.
조사 결과, 이 나무는 밑동에 구멍이 생겨 속이 썩는 부패목의 일종인 ‘동공목’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청 직원들은 60년된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생리 조건이 좋지 않은 도시 환경에서 자라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 환경이 열악해 영양이 기둥부분까지 전달이 되지 않거나 차량 등에 상처를 입은 부분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발생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에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가로수가 쓰러질지 몰라서다.
시민 박 모(44)씨는 “나무 기둥도 크고 잎도 무성한 나무가 바람도 불지 않는데 갑자기 쓰러져 깜짝 놀랐다”며 “지역 내 이와 비슷한 나무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이번 사고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또 다시 발생한다면 인명 피해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가로수를 피해 다닐 수도 없고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행정당국은 이 같은 부패목에 대한 긴급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서구 관계자는 “가까이에서 확인하면 구멍이 생긴 나무들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하나하나 확인할 수 없다”며 “동공목이 더 있다는 민원이 속속 들어오고 있어 인원을 확충해 전수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시와 협조해 가로수 조례를 수정ㆍ갱신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5년마다 실시하는 가로수 관리 계획에 오래된 가로수를 세대교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예산을 수반할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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