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은범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독수리의 끝모르는 추락…9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
②부상 늪에 빠졌다…부상선수 속출
③500억 투자가 무색…FA와 외국인 선수 부진
④야신 효과 없었다… 논란에 중심 선 김성근 감독
⑤내년시즌 기로에 선 한화… 장기적 계획 필요
‘500억’ 한화 이글스가 지난 3년간 선수 영입에 쏟아 부은 돈이다. 한화는 막대한 투자에도 가을야구 진출에 9년 연속 실패했다. 주식으로 치면 쪽박을 찬 셈이다.
2013년 전까지 한화는 리그에서 투자에 가장 인색한 구단 중 하나였다. 팀당 10명씩 뽑을 수 있는 신인 지명도 7·8라운드에서 멈췄다. 선수단 전체 연봉은 수년째 리그 최하위이고, 2군 전용구장도 없었다. 하지만, 한화는 2013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FA(자유계약선수)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한화는 2013년 시즌 후 외부 FA로 정근우(70억원)와 이용규(67억원)를 영입했다. 보상금만 해도 23억3000만원. 두 선수 영입에만 160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내부 FA 3인방 이대수(20억원) 한상훈(13억원) 박정진(8억원)에게도 41억원을 썼다. 2014년 겨울, 내부 FA는 김경언 1명(8억5000만원)이었지만, 송은범(34억원) 권혁(32억원) 배영수(21억5000만원) 3명을 영입하는데 87억5000만원을 썼다. 보상금 27억7000만원까지 합치면 한화는 FA 시장에 총 123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내부 FA 2명(김태균 84억원·조인성 10억원)을 붙잡는데 94억원을 썼고, 정우람(84억원) 심수창(13억원) 2명을 데려오느라 97억원을 지출했다. 보상금으로 9억1000만원까지 포함하면 총 200억1000만원을 지출했다.
또한, 한화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통 큰 투자를 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5명(교체 2명 포함)에게 총 259만 5000달러(약 29억원)를 지출했다. 올해에는 더욱 늘어난 총 410만 달러(약 46억원)를 썼다. 로저스(190만 달러), (로사리오 130만 달러), 마에스트리(2000만엔)를 영입한 데 이어 교체 카드로 카스티요(25만 달러), 서캠프(45만 달러)를 사용했다.
한화는 투자대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일단 야수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한화는 이용규, 정근우 영입으로 리그 최정상급 테이블세터진을 구축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3년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다. 올 시즌 재계약한 김태균도 100%로 이상 제 몫을 해줬다.
문제는 투수 영입이었다. 송은범은 전성기에 훨씬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SK시절 황금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2시즌 동안 거둔 승수가 단 4승에 불과하다. 지난해 4승을 거둔 배영수는 올 시즌 재활에만 매진하며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삼성 시절 ‘푸른 피의 에이스’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올 시즌 야심 차게 영입한 정우람도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올 시즌 60경기에서 7승5패1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지만, 마무리로 불안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그나마 권혁은 한화에서 제2의 전성기를 달렸다. 2시즌 동안 143경기에 나와 207.1이닝을 던지며 필승조로 활약했다. 심수창도 들쑥날쑥했지만,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외국인 카드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는 괜찮았지만, 투수가 문제였다.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거답게 초반 부진을 씻고 타율 3할2푼1리 33홈런 120타점으로 중심타선을 지켜줬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애매한 수비 포지션이 옥에 티로 꼽혔다. 투수진은 재앙 수준이었다. 4명의 투수가 거둔 승은 단 13승(선발 9승)이었다. 특히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로저스는 단 6경기만 뛰고 2승(3패)만 거두고 짐을 쌌다. 충격적인 결과다.
FA영입의 가장 큰 이유는 즉시 전력보강이다. 하지만, 한화는 큰 투자에도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더욱이 FA로 젊은 유망주를 떠나보낸 점은 더 뼈아프다. 결과에 집착한 나머지 과소비를 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선수단 운영에 기본인 선수 육성과 정확한 전력진단이 뒷받침되고 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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