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우 대전사립유치원연합회 부회장·굿모닝유치원 원장 |
미국은 공립학교라 해도 자활 능력에 따라 학교 지원금이 차등 지원되며, 다양한 교육평가제도에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면 학교는 폐교되고, 당연히 교사는 해고됩니다. 이런 경쟁 구조가 미국 유아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립학교의 경우, 학교의 경영 성과와는 관계없이 모든 교직원은 임용되면 특별한 범죄 행위가 아니면 정년이 보장됩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육현실을 개선하려는 어떤 제도도 도입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집단적 행위가 법규나 정책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쉬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공교육 붕괴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공립유치원은 우리와 비슷하게 교육비는 무료이지만 식대와 외부 활동비는 학부모가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공립유치원(만 3~5세)은 3년 동안 무료이며 대전의 경우는 등,하원 차량 운행비까지 무료입니다. 물론 등,하원 차량의 지도교사도 유치원 교사가 아닌 차량운행 도우미 교사를 따로 채용해 국가가 이 비용도 지급해서 운행합니다. 심지어 놀이동산으로 소풍가서 놀이기구 타는 비용과 소풍 점심 식대도 국가가 지급합니다. 또한 운영비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교직원 수가 사립유치원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에 교육원가가 사립유치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국민이 공립유치원 확충을 원한다는 명분으로 국가는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국민들은 유아교육의 완전무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 원가가 사립의 두 배를 더 사용하는 공립유치원을 확충한다는 것은 예산 낭비는 물론이고 완전무상 유아교육과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올바른 정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공립유치원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투여하는 예산을 사립유치원을 지원해서 사립유치원을 이용하는 학부모의 교육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공립유치원이 유치원 교육의 대부분을 담당한다면 정당화 될 수도 있으나, 사실상 22%정도의 분담을 하기 때문에 그 혜택이 일부 국민에게만 부여되는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당국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공립유치원 증설을 중단하고, 그 예산(신증설비 연간 4000억원)과 공립유치원에서 지원하는 수혜적 경비를 자부담시킨다면 그 예산으로 사립유치원도 학부모 교육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립유치원을 신축하지 말고 현재 시설이 과잉 상태에 있는 기존의 사립유치원 시설을 인수한다면 신증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정책으로 전환하면 사실상 학부모의 부담은 줄어들고 사립도 공립과 같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현재 유치원 원아 수는 감소 추세입니다. 따라서 공립 유치원의 설립은 쉬울지 몰라도 폐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유아교육 정책이 절실합니다.
박종우 대전사립유치원연합회 부회장·굿모닝유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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