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潘총장 등 대망론 뜨는 충청권 주목
여권은 박원순에 발톱 지난해 ‘안희정 국감’도
올해 국정감사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상대 진영 잠룡을 겨냥한 난타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된 국감장에서 여야 3당이 기선 제압을 위한 샅바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이같은 정치권의 혈투 속에서 충청대망론으로 주목받는 충청권이 단연 주목받고 있다.
충청출신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 야권은 국감기간 발톱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부천원미을·외통위)은 얼마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대표부 국감에서 “반 총장이 출마해 당선되면 각국이 문제를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총장 퇴임 직후 정부 직위 금지를 규정한 유엔총회 결의안을 거론한 것이다.
이날 국감은 새누리당이 불참,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는데 사실상 반 총장 대선출마 자격논란 성토장이었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이 친박계 대권주자로 군림하며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휩쓰는 상황에서 야권이 내년 1월 본격 등판까지 곱게 놔두지는 안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여권 역시 야권 잠룡 견제에 나서고 있다.
충청출신 삼선인 이명수 의원(아산갑·안행위)은 지난 4일 서울시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권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박 시장에게 “당당하고 소신을 가진 특별시장이 돼달라”며 “재임 6년 동안 ‘소통’과 ‘행복’ 구호만 외치면서 각종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것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야권에서도 박 시장에 대해 쓴소리가 나왔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안행위)도 지난 4일 서울시 국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에 출마하시는 것이냐?”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와 함께 야당 의원들은 5일 경기도 국감에서 여권 잠룡인 남경필 지사가 최근 대선 화두를 던진 모병제, 핵무장론 등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7일 제주도 국감에선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원희룡 지사에게 야권이 칼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감에서 정치권이 유력 대선주자를 견제하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충남도 국감에선 충청출신 야권 대선주자인 안희정 지사를 겨냥한 이른바 ‘안희정 국감’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대전대덕ㆍ국토위)은 “충남도에는 행정실종, 정치과잉, 지사홍보밖에 없다”고 안 지사의 대권행보를 힐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시 안 지사가 실패한 현안사업 등을 거론하며 리더십 부재 등에 화력을 집중하기도 했다.
반면 새정치연합(현 더민주)은 안 지사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방패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가 국감장에서 대권주자에 둘러싸고 입씨름을 벌이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이벤트이기 때문에 상대진영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남은 국감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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