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결산]②부상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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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결산]②부상 늪에 빠졌다

  • 승인 2016-10-04 16:21
  • 신문게재 2016-10-04 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올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에스밀 로저스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올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에스밀 로저스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한화 이글스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한화는 적극적인 투자로 올시즌 선전을 다짐했지만, 또 다시 가을야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 한해 이슈와 논란의 중심에 선 한화의 2016시즌을 되짚어보자.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독수리의 끝모르는 추락…9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
②부상 늪에 빠졌다…부상선수 속출
③500억 투자가 무색…FA와 외국인 선수 부진
④야신 효과 없었다… 논란에 중심 선 김성근 감독
⑤내년시즌 기로에 선 한화… 장기적 계획 필요

‘안영명, 배영수, 김민우, 에스밀 로저스, 권혁, 송창식, 윤규진, 송신영, 최진행, 김경언, 이용규, 조인성….’ 올 시즌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거나 시즌 기간 자리를 비운 한화 이글스 주요 선수들 이름이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가을야구 진출이 무난해 보였다.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투자로 화려한 멤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멤버 구성은 화려했지만, 부상 선수들이 시즌 내내 나오면서 베스트 전력을 구축할 수 없었다. 결국, 한화는 가을야구 실패의 쓴맛을 봤다.

한화는 시즌 내내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 10승 투수인 로저스와 안영명이 빠진 것이 가장 컸다. 지난 시즌 메가톤급 활약을 선보인 로저스는 올 시즌 재계약하며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개막부터 함께하지 못했다. 로저스가 복귀한 5월 후반 한화가 반등에 성공한 것을 보면 그가 한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기간에도 로저스는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로저스는 수술을 결정하고, 6월 28일 웨이버 공시됐다. 안영명은 더 심각하다. 올 시즌 단 2경기만 뛰었다.

시범경기 기간 밸런스가 무너진 안영명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7월19일 오른 어깨 관절경 클리닉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 데뷔한 신인 김민우는 잠재적인 선발후보였다. 로저스와 안영명이 빠진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김민우는 개막 5경기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어깨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한 베테랑 송신영도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뛰지 못했고, 2014년 FA로 야심 차게 영입한 배영수도 지난 시즌 후 수술을 받고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여기에 불펜의 핵심인 권혁과 송창식이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 중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다. 윤규진, 장민재, 송은범 등 대다수 주축 투수들도 부상 징조를 보이면서 시즌 중 휴식을 가졌다. 결국, 부상선수들도 투수진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한화는 리그 9위 평균자책점(5.79)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도 전력누수가 만만치 않았다. 우타 거포인 최진행은 5월 7일 수원 KT전에서 펜스에 부딪히며 왼쪽 어깨뼈 골절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지난 시즌 한화 타선을 이끌었던 김경언도 올 시즌 부상으로 두 번이나 전력을 이탈했다. 테이블세터이자 중견수인 이용규도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기에 파울 볼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 중심타선을 이룬 로사리오도 목 담 증상과 손바닥 부상으로 시즌 막판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송광민, 하주석, 양성우 등 주전 선수 대부분도 부상과 씨름하며 경기에 나섰다.

선수뿐 아니라 사령탑도 자리를 비웠다. 김 감독은 팀이 최하위로 어수선한 5월 전격적으로 허리수술을 받으며 15일간 자리를 비웠다.

주축 선수들이 연쇄 부상을 당하자 김 감독의 선수운용 방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구잡이식 투수운영과 과도한 훈련 등이 선수 부상을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은 자신의 운영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한화는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많고, 부상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많다. 선수의 몸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 부상을 미리 방지했어야 한다. 또한, 대체선수 육성도 감독의 몫이다.

김성근 감독은 “처음 한화에 왔을 때 부상선수들이 26명이나 됐다. 그 중 반이 투수였다. 이태양 윤규진 안영명 모두 부상을 당했다”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으로 선발투수가 없었다. 게다가 외국인까지 둘 다 부상이었다. 외국인 투수로 10승 투수 두 명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 순위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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